
군자삼락은 맹자(기원전 372년경에 태어나 기원전 289년경 사망 추정)의 어머니가 자식 교육을 위해 이사를 세 번이나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실천적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한 맹자가 터득한 인생철학이라고 본다.
이렇듯 인재를 육성하는 일은 예로부터 중요시되었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지역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강화군 지역의 경우도 민간 중심의 크고 작은 장학회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강화군에서 지원하는 장학사업이 큰 혼란에 빠졌다. 올해는 장학금을 지원하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지역인재를 지원한다는 명분은 좋았지만 조례를 무시하고 밀실에서 운영하는 태도에 인천시와 행정안전부에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인천시 감사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강화군장학회(이사장·이상설)는 강화군의 지도·감독 범위 밖에서 장학회를 운영하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강화군은 인천시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74억원을 추가 출연하였고, 인천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결국 변호사 비용으로 수천만원의 혈세만 낭비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강화군이 감사하는 기간 중 "강화군 스스로 반성하면서 장학회에 출연한 74억원을 신속하게 회수하였기" 때문에 그나마 엄중처벌하지 않고 기관경고를 했다. 기관경고를 받으면 국비 지원에 불이익을 받는다. 앞으로 강화군의 손실이 된다. 강화군과 이상설 이사장은 반성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상설 이사장은 반성은커녕 2020년 12월께부터 '정치논리에 피멍 든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마치 한연희의 잘못으로 올해 장학금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등 강화지역 여러 언론에 기고했다. 이들 지역 언론은 강화군으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올해 1월에는 강화군 예산이 지원된 장학회 홈페이지에 버젓이 게시했다. 특히 강화군은 군민의 혈세로 발행하는 강화소식지 제87호에 게재한 후 군민에게 배포하였으며, 강화군 홈페이지에도 게시했다.
이에 뜻있는 군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강화군 소식지에 민간인의 기고문을 검토도 없이 게재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둑이 매를 든다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이런 경우를 일컫는 것이 아닐까. 장학금을 지원받은 후세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이상설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유천호 군수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장학사업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특히 군민의 혈세인 공적 자금이 투자되었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필자는 이상설 이사장의 기고문이 강화소식지에 게재되기 전부터 특정 정치인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연희 때문에 장학금을 못 주게 되었다는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들은 바 있다. 비겁한 행위를 누군가 대신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강화군은 장학금 지급을 중지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유천호 군수가 직접 사과했어야 마땅하다. 강화군 인재를 육성하는 장학금이 더 이상 위법하고 불투명하게 운영돼서는 안 된다. 특정 정치인의 선심성으로 지급돼서도 안 된다.
강화군은 장학사업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 향후 계획도 속 시원히 공개해야 한다. 분열을 부추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필자는 유천호 군수께 "올해도 지난해 수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강화군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거듭 강조하지만, 강화군의 미래를 향한 장학사업이 유천호 군수를 비롯한 특정인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맹자의 군자삼락의 의미를 되새기며 강화군민 모두를 위한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로 추진해야 한다.
/한연희 강화군민(전 평택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