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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상징적 날짜가 가장 많이 들어있는 달이다. 부모나 스승이나 부처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된다. 이 분들의 공통점은 우리에게 유익함을 선사해준다는 것이다. 부모는 나의 신체와 생명을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하면서 길러주셨고, 스승은 우둔한 머리에 나의 지혜를 열어주셨고, 부처님은 생의 고해를 건너는 길을 알려주셨다. 이분들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지닌 덕의 넉넉함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기 위해서는 넉넉함이 있어야 한다. 못물이 넘쳐야 메마른 논에 물을 댈 수 있듯이 사람은 무엇이든 넉넉함이 있어야 그것을 나누어줄 수 있다. 부모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넘쳐서 그렇고, 스승은 제자의 우둔함을 알고 열어줄 수 있는 눈이 넉넉해서 그렇고, 부처님은 중생의 고통을 알고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할 법력이 넘쳐서 그렇다.

익(益)은 그릇에 물이 가득 차있는 모양을 지닌 글자이다. 더해주고 보태준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주역의 익괘(益卦)는 이에 대해 손상익하(損上益下)의 도리라고 하였다. 위에서 덜어내서 아래에 보태주었다는 뜻이다. 하늘의 구름이 비가 되어 땅에 곡식에 뿌리듯이 위의 넉넉함을 덜어서 아래에 모자라는 것에 보태주는 도리가 익이다. 이런 도리가 있기에 우리는 유익함을 맛볼 수 있다. 보태줌을 받아본 사람은 자기도 언젠가 남에게 보태주게 되어있지 않을까? 이렇게 유익함이 넓어지면 이것이 홍익(弘益)의 길이 아닐까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