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6·11 전당대회가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당의 얼굴인 당 대표 선거에서 신진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 대표 경선은 중진 대 신진의 대결구도가 확연한 가운데, 파격적인 여론조사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선두권에서는 30대 원외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화려한 경력의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을 압도하고 있다. 추격권에서는 초선인 김웅, 김은혜 의원이 다선 중진인 홍문표, 윤영석, 조경태 의원에 앞서고 있다.

물론 단순 여론조사만으로 이 같은 구도가 계속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오는 28일 본선 후보 5명을 선정하는 컷오프는 당원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 최종 경선은 당원 투표 70%로 늘어나고 여론조사는 30%로 축소된다. 여론조사 지지가 높더라도 당원 지지를 놓치면 승리하기 힘든 구조이다.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지만 원외와 초선이 주도하는 국민의힘 대표 경선은 여야 정당사에서 전례없는 현상이다. 민주화가 완성된 87년 체제 이후에도 한국 정당들은 총재와 소수 중진들의 집단지도부가 전권을 행사하는 수직적 정당문화를 유지해왔다. 이런 문화에서 이견의 표출은 이단으로 취급받았고 당내 민주주의는 제한적 범위에서만 가능했다. 경직된 정당문화는 여야가 소모적으로 대치하는 경직된 정치문화를 낳았고, 이로인한 국력의 손실과 민심의 분열은 심각했다. 여야 대립이 해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현재의 정국은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여야 지도부의 낡은 세계관이 수십년 동안 충돌한 최종적인 결과이다.

민주주의가 결핍된 정당 문화에 환멸을 느낀 국민은 오래전부터 정치인의 세대교체와 정치문화의 혁명적 변화를 갈구해왔다. 그런 민심이 국민의힘 대표경선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내민 원외와 초선의원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한다. 이 같은 일반 국민들의 여론에 당원들의 표심이 호응한다면 한국 정당사에 전례 없는 변화와 세대교체 바람이 보수정당에서 시작될 것이다. 실패한다 해도 정당문화의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준엄한 요구 자체는 시대적 과제로 남을 것이다.

30대 원외 인사와 초선들이 약진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정국과 정치판에 예상 밖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공정한 페어플레이로 의미 있는 정당문화 변화의 과정이 손상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