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4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이 부실 대응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들과 함께 있던 경찰관 1명이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나면서 피해자들이 크게 다쳤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송민헌(52) 인천경찰청장이 18일 공식 사과했다.

인천논현경찰서는 전날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A(48)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께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50대 B씨 부부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11월17일자 6면 보도=아래층 일가족에 흉기 휘둘러… 코로나 이후 층간소음 갈등 급증)를 받고 있다. 


층간소음 갈등중 '지원 요청 이유'
자리 비운 사이 여성 크게 다쳐
警, 철저한 감찰후 책임 묻기로


A씨는 범행 당시 자신의 집이 있는 4층에 분리 조치 됐으나,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B씨 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B씨의 아내, 딸과 함께 있던 여경은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나 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당시 다른 경찰관과 빌라 1층에서 대화를 나누던 B씨는 소란이 일자 곧바로 3층으로 올라가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B씨와 함께 있던 경찰관은 빌라 공동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뒤늦게 현장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에 B씨의 아내는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크게 다쳤다.

B씨 가족은 경찰관이 범행 현장을 벗어난 탓에 피해가 커졌다며 경찰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송 청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경찰의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피의자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는 별개로 현재까지 조사된 사항을 토대로 철저한 감찰을 진행해 해당 경찰관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큰 피해를 본 피해자 일가족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찰청 감찰부서와 112상황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사건 대응이 적절했는지 합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