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만4천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검은머리갈매기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목록(취약)에 등록돼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자라는 갯벌과 해안가에서 작은 게와 갯지렁이를 잡아먹으며 서식한다.
매년 3월 말부터 우리나라를 찾는 2천여 마리의 검은머리갈매기 중 95%는 인천에서 번식하고 있다. 하지만 검은머리갈매기의 서식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어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국내 95% '인천 번식' 생존 위협
3→6·8→9공구 '습지 찾아 고초'
1990년대 중반까지 영종도에 주로 번식하던 검은머리갈매기는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되면서 서식지를 잃고 송도국제도시로 쫓겨 왔다.
송도국제도시에서도 검은머리갈매기의 수난은 계속됐다.
송도 3공구에 자리 잡았던 검은머리갈매기들은 개발이 진행되면서 6·8공구로 옮겨왔고, 이마저도 빼앗겨 현재는 인천항 크루즈터미널과 국제여객터미널이 있는 9공구에 다시 터를 잡았다. 서식지였던 곳이 개발되면 아직 습지로 남아 있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고초를 겪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9공구마저 인천항만공사의 '골든하버' 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영종환경운동연합 홍소산 대표는 "송도국제도시에는 검은머리갈매기가 알을 낳을 수 있는 땅이 없다"며 "인천을 찾은 검은머리갈매기의 번식을 위해 대체 서식지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