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화도진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경인일보 등이 후원하는 '2022년 인천대 중국·화교문화연구소 지역인문학센터 시민강좌'의 '미각을 자극하는 중국요리의 문화사' 세 번째 강좌가 지난 8일 오후 7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비대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열렸다.
박찬일 음식칼럼니스트가 '짜장면과 짬뽕'을 주제로 강연했다. → 편집자주
수타면, 중국에서는 '라멘' 불려
中 탕면 일본 현지화 짬뽕 시초
면 불지 않는 한계선 '배달 권역'
■ 강연요지
# 중국집과 화교
왜 중국집이라고 부를까. 일본음식을 판다고 일본집이라고 안 한다. 스파게티를 팔아도 이탈리아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중국집은 민족적 정체성과 관련 있다. 중국인이 사는 집이란 뜻이며, 그런 집은 곧 중국식당이기도 했다.
과거 한국 거주 화교는 90% 이상 식당업에 종사했다. 1884년 이후 중국인들이 한반도에 들어온 건 장사 때문이었다. 화교들은 한반도에 들어와 1940년대 후반까지 살아왔다. 1949년 본국인 중국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고, 교류가 끊어졌다. 화교들은 자기 고향에 갈 수 없는 난민이 됐고, 중국집과 짜장면은 그렇게 시작된다.
# 짜장면은 왜 맛있는가
짜장은 향의 요리다. 춘장을 기름에 볶을 때 피어나는 향은 식욕을 엄청나게 자극한다. 짜장 냄새는 마치 버터에 볶는 양파냄새 같다. 서양인들은 이 냄새에 침을 삼킨다. 장을 볶는 것은 대단한 요리로, 장이란 이미 감칠맛이 넘친다. 장이 익어가는 과정도 마이야르(Maillard) 반응의 일종이라고 한다.
수타면은 중국에선 라멘(拉麵)이라고 부른다. 라는 당긴다는 뜻의 '랍'이라는 한자다. 수타면이란 면을 손으로 쳤다는 의미이고, 곧 라면과도 비슷하다. 우리가 아는 중국집의 면은 정확히 구분하면 라면으로, 반죽을 당겨서 손으로 길게 뽑는 걸 말하는 수타면의 정식 중국어다.

# 짬뽕은 일본에서 왔는가
짬뽕이라는 일본식 이름을 쓰고 있지만, 한국 짬뽕의 기원은 중국 산둥 화교들의 '초마면'을 기원으로 보고 있다. 짬뽕은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 팔리는 탕면이 일본에서 현지화하면서 얻은 이름이다. 1800년대 후반 개항장인 일본 나가사키의 '시카이로'라는 중식당에서 돼지 뼈와 채소 부스러기로 국수를 만들어 판 게 시초다.
한국도 유명한 짬뽕이 있지만, 아직 국제적인 명성은 얻지 못했다. 짬뽕은 해방 후 한국에서 매운맛을 얻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대략 1960~1970년대에 매운맛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빨갛게 변했으며 해산물 사용이 늘어났다. 짬뽕은 우동을 밀어내고 중국집의 대표 탕면이 됐고, 현재에 이른다.
# 왜 짜장면은 배달인가
짜장면은 배달권역이 있었다. 면이 불지 않는 한계선을 가게마다 알았다. 예전에는 자전거로 배달할 수 있는 구역이 있었으며, 오토바이가 등장하면서 배달 권역은 더 넓어졌다. 요즘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보면 10㎞ 넘는 거리도 배달한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