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이 본격화된 가운데 후보들 사이에 갈등이 일며 단일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는 데다 단일화 기구 내에서도 서로를 향한 비방이 오가는 상황이다.
경기교육혁신연대(혁신연대)는 27~29일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거쳐 내달 2일 단일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선대상은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송주명 경기도 민주주의학교 상임대표,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이종태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이다.
그러나 투표 첫날인 27일 오후 성기선 후보와 이종태 후보는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 전 원장으로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들은 "현재 경기교육의 최대 과제는 교육의 보수 회귀를 막는 일이다. 이 중차대한 과제 앞에서 시대는 민주·진보 교육진영이 하나 되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의 외길을 걸어온 교육 동지로서 경기교육 대전환을 위해 하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혁신연대, 내달 2일 후보 발표 불구
성기선·이종태 '성'후보 단일화 선언
송주명·김거성 후보 '불공정' 비판
불참 이한복 '2차 경선' 재차 제안
경선에 참여한 나머지 후보들은 이를 '불공정한 행위'로 규정하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송주명 후보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시민선거인단을 모집했는데 사퇴하며 누구를 지지한다는 것은 시민경선의 공정성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양측의 지지 밀약이 있었다면 이는 더욱 심각한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거성 후보 역시 원팀 선언을 불공정 행위라며 혁신연대에 해결방안을 촉구했다. 경선에 참여한 후보별 선거인단 모집 상한은 3만5천명인데, 오늘 선언으로 인해 성기선 후보는 상한선 7만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경선투표를 무력화시켰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혁신연대가 이 사안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경선에 대한 심각한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한편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이한복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단일화 경선'을 재차 제안했다. 이 후보는 "2차 단일화는 혁신연대의 경선처럼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경선이 아니라 모든 것을 공개해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2차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으면 진보진영의 승리를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혁신연대는 성기선·이종태 후보 단일화와 관계없이 현행 4인 투표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연대 관계자는 "이미 4인 투표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는데 임의로 추출해 이종태 후보를 빼면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 후보의 2차 단일화 선언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긴 과정을 거쳐 단일후보를 뽑았는데 왜 다시 단일화를 하자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 단일후보를 선출하면 인지도를 높일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