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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도 주식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날린 적이 있다. 사우스시(southsea)라는 무역회사 주식에 투자와 매도와 재투자를 반복하다 지금 시세로 40억원 정도 되는 재산을 모두 잃었다. 그 직후 뉴턴은 "천체의 운동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계산이 불가능하다"며 장탄식했다.

투기의 역사는 길다. 그 투기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로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과 중국 당나라 때 모란꽃 투기사건을 들 수 있다. 튤립은 본래 톈산산맥에서 자생하는 야생초로 페르시아와 터키를 거쳐 16세기 초 유럽에 전래됐다. 튤립은 처음부터 관상용으로 인기를 끌더니 갑자기 수익성 높은 투자대상이 됐다. 특히 모자이크 바이러스에 감염된 변종 구근은 꽃잎의 색상이나 무늬가 다르게 나타나 매우 고가에 거래됐다. 이때부터 튤립에 대한 광풍(tulipomania)이 불었고, 구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앞을 다퉈 튤립을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하자 갑자기 가격이 크게 폭락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고 파산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이미 중국 당나라 때도 있었다. 바로 모란꽃이다. 모란꽃은 수나라 때부터 각광을 받았는데, 수와 당 황실에서 모란꽃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나자 장안의 귀족들도 너도나도 모란꽃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일부 농민들은 아예 농작물을 갈아엎고 모란꽃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모란에 대한 열풍은 장안을 넘어 소주와 항주 같은 남쪽 지역으로까지 번져 나갔다. 시인 백거이는 이 같은 풍조를 개탄하며 '꽃을 사다(買花)'란 시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모란은 황실과 일부 귀족의 취향이었을 뿐 실용적인 가치가 없는 것이어서 모란에 투자한 농민들이 재산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고 말았다.

생산이 수반되지 않은 채 수익만을 좇는 것을 투기라 한다. 31일 현재 김치코인으로 각광받던 가상화폐 테라코인이 무려 97%나 추락했다. 여기에다 비트코인에 대한 인기도 여전 같지 못하다. 투기의 역사가 보여주듯 투기에서는 막차를 탄 사람이 독박 쓰고 쪽박을 차는 것이 상례다. 이런 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급여나 저축 같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돈을 벌기도, 모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 투기는 절대 금물이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