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다쳐서 입원해 있으니 같이 가자."

수원지역에서 '초등학생 유괴 시도'와 관련한 소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현재 공유되고 있는 정보는 진위 여부가 불분명할 뿐아니라, 부풀려진 내용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회는 "수원 일대에서 아이들 유괴 시도가 있다고 합니다. 수법은 '엄마가 다쳐서 입원해 있으니, 같이 가자'는 식이라 합니다"라는 글을 학부모들에게 긴급히 공지했다.

해당 글에는 특정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2곳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명시됐고, 경찰에 민원을 넣어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추후 계획도 담겼다. 초등생을 유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소식은 주민 간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회자되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 커뮤니티에는 "이렇게 넘어갈 일인가 싶다. 애기 키우는 입장에서 기분이 좋지 않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학부모들 사이 정보 공유 확산
진위 불분명… 내용 부풀려져


그러나 특정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인근에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정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후 유괴 시도가 있었던 장소로 거론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수원지역에서 유괴 시도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알려줬다"며 "단지 근처에서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외 초등학교 2곳의 관계자들도 "수원지역에서 최근 초등생 유괴 시도가 있었다는 소문이 퍼져, 주의 차원에서 학부모들에게 알렸던 것"이라며 "학교 근처에서 유괴 시도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전했다.

한편 수원 소재 경찰서 3곳에도 초등생 유괴 시도와 관련한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괴 시도가 실제로 있었다면 신고가 됐어야 하는데, 그런 신고가 들어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