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인 교육과정 시간·비용 발생
기업체 주도로 만든 좋은 프로그램
온라인 서비스 현실 부합 교육 가능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구글, 테슬라, 아마존과 같은 첨단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직접 교육과정을 만들고 강의와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단시간에 필요한 전문분야의 기술을 현장 중심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나노 학위과정(Nanodegree)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공개강좌(MOOC) 기업인 유다시티(Udacity)에서 기업의 요구에 맞추어 6개월 이내에 전문분야의 자격증(certificate)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코딩, 모바일프로그래밍, AI, 데이터사이언스, 로보틱스, 자율주행, 사이버보안, 디지털경영학에 이르기까지 당장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기업 내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갖추도록 강의, 협업 프로젝트, 멘토링 등이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세계적인 유수의 기업에서 대학 졸업장보다는 이 분야의 나노디그리를 선발의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200여 개가 넘는 국가에서 이를 수강하고 있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 영국, 독일 등에서의 수많은 나노디그리 이수자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취업을 하고 있다.
즉 전통적인 교육과정을 통하여 새롭게 대두되는 기업의 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학에서의 교육과정의 개발, 검증, 그리고 채택이 되기까지 적어도 수년의 시간과 많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교육 분야에서도 SaaS와 같은 개념의 '서비스로서의 교육'(Education as a Service)이 대두되게 되었다. 온라인을 통하여 이미 기업체가 주도적으로 만든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대학이 학생들에게 서비스한다면 훨씬 현실에 부합한 교육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때 교수님들의 역할이 지식의 전달자에서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바뀌게 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애로가 있는 부분에 대하여 멘토링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 최고의 프로그램들을 시의 적절하게 도입하고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기존의 교수님들이 강의하던 과목을 변경하거나 대체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라도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 대학의 졸업장-학위가 전혀 쓸모 없는 것이 될 것이다.
변화없으면 졸업장·학위 무용지물
비대면 익숙 대학혁신 절실히 요구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들의 모바일 사용습관이 바뀌고 비대면에도 많이 익숙하게 되었다. 이것을 기회로 EaaS로의 대학혁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학생모집이 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 이것이 현재 우리의 고등교육이 감당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한다.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의 진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때이다.
/이남식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