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_이프덴 [제공=팜트리아일랜드] (7) (2)](https://wimg.kyeongin.com/news/legacy/file/202301/2023011101000439600021212.jpg)
무수한 나의 선택을 통해 인생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이프덴'은 인생의 변화가 생긴 시점에 운명같이 찾아온 작품이었어요.
믿고 보는 배우 정선아가 뮤지컬 '이프덴'으로 돌아왔다. 뮤지컬계의 디바로 수많은 무대를 누벼오던 그는 최근 1년여간 임신과 출산 등으로 공백기를 가졌다. 목소리가 변하진 않을까, 일을 못하게 되진 않을까, 관객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등 수많은 고민과 걱정을 마주했던 정선아는 첫 공연을 마친 뒤 무대 뒤에서 "복귀했다"는 말과 함께 많은 눈물을 흘렸다.정선아는 "항상 드라마가 강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적절한 시기에 그런 작품을 만났고, 다행히 관객분들이 좋게 봐주고 계신다"며 "저를 잊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박수 쳐 주는 것 같아 황송했다"고 떠올렸다.
임신·출산으로 1년여 공백후 복귀
첫 공연뒤 눈물 "새로운 삶 박수 같아"
첫 공연뒤 눈물 "새로운 삶 박수 같아"

뮤지컬 '이프덴'(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은 이혼 후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뉴욕으로 돌아온 엘리자베스가 '일'과 '사랑'의 갈림길에서 선택한 삶이 '리즈'와 '베스'라는 두 개의 평행세계로 펼쳐지는 작품이다.
한국 초연이지만 한 번쯤 고민해 본 마치 나의 모습과 닮은 듯한 이야기를 탄탄하게 풀어내며 관객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많은 대사와 가사, 촘촘한 음악, 극 대부분을 채우며 에너지 소모가 큰 엘리자베스 역을 맡은 정선아는 이러한 '이프덴'을 어려운 작품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매일매일 긴장하며 무대에 오른다는 그는 엘리자베스가 각각 선택한 삶의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는 것은 물론, 계속해서 변하는 캐릭터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보는 이에게 공감과 위로의 감정을 깊게 전달했다.
그는 "연습의 최고봉이자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작품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주 무기인 소리에 대한 것을 내려놨다"고 설명했다. 노래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내면의 연기에 집중하다 보니 진실한 교감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정선아는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고 대사라 생각하며 들려드린다. 연기에서 오는 감동, 노래 안의 메시지에 대해 많이 깨달았고, 배우로서 한 발 더 나갈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노래보다 메시지… 내면 연기 집중
"쉬지 않고 단련"… 롤모델 '최정원'
"쉬지 않고 단련"… 롤모델 '최정원'
인생의 경험치가 한 단계 더 올라간 정선아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린 천재는 있어도 나이 먹은 천재는 없다. 계속해서 노력하고 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며 "쉬지 않고 단련해 나간다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배인 배우 최정원을 무대를 책임지는 배우이자 자기 관리의 끝판왕이라고 추켜세우며 롤모델로 꼽았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정선아는 그 시간을 오롯이 뮤지컬을 사랑하며 달려왔다. 짧지 않은 시간 열정적으로 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관객들이었다.
정선아는 "내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관객분들이 찾아와 주지 않으면 불행할 것 같다"며 "풋내기의 시간이 지나며 진국의 제가 나오게 된 것 같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고 했다. "내가 후회 없는 선택이라 생각하면 그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말한 그가 지금부터 보여줄 뮤지컬 인생의 2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주어진 것에 행복해하며 묵묵히 뮤지컬의 길을 가고 싶어요. 제가 행복하면 보시는 관객분들도 행복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하루하루 무대만 생각하는 유연한 배우가 되길 꿈꾸고 있습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