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은 이달 초 취임하면서 '창의적인 선도자'를 강조했다. 이 사장은 세계가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벗어나면서 공항 산업이 새로운 기준과 가치를 두고 경쟁하게 되는 시점에 취임했다.

'창의적인 선도자'는 기존의 방식이나 가치와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강조하며, 인천공항이 세계 공항 산업의 패러다임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창의적인 선도자'를 강조한 것처럼 역대 인천공항공사 사장들은 임기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정하고 이를 표현했다. 이는 세계 공항산업과 인천공항의 위상, 국내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2014년 취임해 이듬해까지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박완수 전 사장은 '공항산업 전문기업, 동북아 허브공항'을 주로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민영화' 논란이 몇 차례 있었다. 박 사장 취임 전인 이명박 정부 시기에 인천공항 민영화가 추진됐다가 무산됐다.

박 사장도 국가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의 형태를 다른 방식으로 바꾸고자 했다. 재임 시절 인터뷰에서는 "주식을 상장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도 나온다. '공항기업'이라는 표현은 인천공항공사의 형태를 민간 기업과 비슷한 형태로 바꾸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에도 인천공항을 민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인천공항이 가지고 있는 공공적 성격이 크기 때문에 민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 전 사장에 이어 2016년 취임한 정일영 전 사장은 '제2의 도약, 글로벌 리딩공항'을 앞세웠다.

정 전 사장 취임 전 인천공항은 '대규모 수하물 지연', '외국인 밀입국' 등 여러 문제를 드러낸 상황이었다. 이에 정 전 사장은 불거진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시 인천공항이 도약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또 '글로벌 리딩공항'은 세계 최고 공항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천공항이 다른 공항과 경쟁 속에서 1등을 하는 공항을 넘어 공항 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학재 사장, 새 패러다임 강조
전임들 국내·외 상황 반영 제시
산업 이끄는 역할엔 공통적 표현


2019년 취임한 구본환 전 사장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개척자)'와 '공항경제권 조성'을 강조했다.

구 전 사장은 공항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인천공항이 단순히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인천공항 일대가 하나의 경제 권역으로 역할을 하기를 바랐다. 이는 항공 MRO(정리·수리 ·분해조립) 단지 조성 등의 정책으로 나타났다. 또 이를 위해 인천시 등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으나, 퇴임하면서 협의체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2021년부터 2년 여 동안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김경욱 전 사장은 '글로벌 문화예술 선도공항'을 강조했다. 김 전 사장 재임기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공항 산업이 직격탄을 맞던 시기다. 여객 수가 줄었고,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준비해야 했다.

김 전 사장은 인천공항이 관문을 넘어 '목적지'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인천공항이 관광 등의 목적지 역할을 하기 위해 중요한 콘텐츠가 '문화예술'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예술작품 수장고' 등을 인천공항에 유치하는 등 활동을 진행했다.

인천공항공사 사장들은 '선도', '개척자', '리딩' 등의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 공항으로서 공항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학재 사장이 강조한 '창의적인 선도자'도 과거 사장의 강조한 부분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장이 강조한 '창의'라는 단어가 어떤 정책과 방식으로 나타날 지 관심이 쏠린다. 이달 초 취임한 이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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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