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네이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충분하고 정확한 관측자료의 수집도 필요하지만, 토네이도는 좁은 구역에서 매우 짧은 시간에 발생·소멸하므로 내부의 관측자료 확보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톰체이서(Storm Chasers)라고 불리는 폭풍 추격자들이 특수 제작한 자동차에 관측장비를 실어 위험을 무릅쓰고 토네이도를 추적하면서 직접 관측을 시도하기도 한다. 지난해 4월 29일에는 캔자스 주에 발생한 토네이도를 오클라호마 대학 기상학과 대학생이 추격하다가 사고가 나기도 했다. 스톰체이서들은 이렇게 목숨을 걸고 토네이도를 관측하면서 토네이도의 발생과 소멸, 구조, 강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토네이도 예측 성능 향상과 피해 방지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짧은 시간 급격히 발달하는 토네이도처럼
한국도 '위험기상' 존재… 자료확보 중요
우리나라도 토네이도처럼 일부 지역에 집중되고 짧은 시간에 급속히 발달하는 많은 위험기상이 존재한다. 특히 수도권 지역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밀집되어 있어 이러한 위험기상에 따른 기상재해가 발생할 때 그 피해는 가중된다. 지난 7월11일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돌풍과 천둥을 동반한 비구름대로 인해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지역적으로 강수 강도와 강수량에 큰 편차가 나타났다. 같은 서울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도봉구, 강북구 일대에는 시간당 최대 20~30㎜ 정도의 비가 내렸지만, 상대적으로 남쪽에 위치한 서울 동작구, 구로구 일대에는 시간당 최대 70㎜가 넘는 강한 강도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와 같은 집중호우 등 위험기상의 감시와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촘촘한 관측자료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수도권의 위험기상의 경로가 되는 서해상과 경기만 일대에는 충분한 관측장비 설치가 어렵고, 경기 북부지역도 관측 공백으로 인해 위험기상 유입의 감시와 예측이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상청은 2020년부터 여름철 수도권 위험기상에 대한 집중관측을 실시하고 있다. 집중관측에는 고층기상관측망, 기상관측선, 기상항공기, 기상관측자량, 표류부이, 웨이브글라이더, 기상레이더 등 가용할 수 있는 관측장비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상시 운영 중인 관측망보다 조밀한 관측망을 구축하고 기존보다 관측 횟수를 늘려 공기의 변화를 지상부터 상공까지 입체적으로 세밀하게 관측하고 있다. 집중관측자료는 대비가 취약한 새벽과 밤 시간 동안의 위험기상 감시 및 기상재해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날씨 예측 프로그램인 수치예보모델에도 사용되고 있다.
기상청, 3년전부터 여름철 집중관측 실시
대비 취약시간 대기 입체적 파악 재해예방
특히 대기의 수직구조를 3차원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고층관측자료는 수치예보모델 예측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관측자료 중 하나이다. 실제로 여름철 수도권 집중관측 기간에 수집된 고층관측자료를 수치예보모델에 활용하여, 국지성 집중호우 예측에 대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의 강수예측성능이 개선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올해도 수도권 여름철 집중관측자료는 수치예보모델에 계속적으로 활용되어, 수도권에 영향을 주는 위험기상 예측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유희동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