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을 국제행사로 격상하기 위해선 '아카이브 구축' '역사문화자원 발굴·복원' '자유와 평화 등 보편적 가치 강조'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들이 인천시 주최 학술회의에서 나왔다.
인천시는 지난 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국제 평화 콘퍼런스-인천상륙작전과 글로벌 인천의 미래'를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앤드류 해리슨(Andrew Harrison)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학계 전문가,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콘퍼런스에서 발표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인천상륙작전이 유명세에 비해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가 부족하고, 관련 연구도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한 한국전쟁 자료를 쌓는 아카이브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1년부터 미국 등에서 전쟁 사료를 수집·정리해 공개하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현공문서관이 참고할 만한 사례로 제시됐다.
'6·25전쟁 비롯 중심 센터' 제안
'상륙지점' 보완 문화자원 발굴
'자유·평화' 보편적 가치 강조도
이상호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천지역을 인천상륙작전 연구의 허브이자 더 나아가 6·25전쟁 연구 아카이브 중심 센터로 만드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현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아카이브 센터로 기능하지 못하는 부분 등을 앞으로 논의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군사편찬연구소 등 연구기관이 아카이브 기능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청중 질문에 "아카이브는 학생, 시민, 연구자가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군사편찬연구소는 일반인 접근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남근우 인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은 상륙 지점인 월미도(그린비치), 동구 만석동(레드비치), 미추홀구 용현5동(블루비치)에 있는 3개 표지석을 보완하거나 새로 건립하고, 영흥도 등 주요 전투 지역을 복원하는 등 역사문화자원 발굴을 제안했다. 현재 상륙 지점은 표지석만 덩그러니 세워진 채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은 인천시와 해군이 주관하고 있다. 기념사업이 국제 수준의 행사로 발전하려면 중앙정부, 국가보훈부, 한국관광공사는 물론 다양한 민간 참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프랑스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행사는 매우 다양한 형태와 시점으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민간 주도 또는 민관 행사"라며 "인천시민은 물론 국내외로부터 광범위한 참여를 유인할 다양한 행사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호철 인천대 명예교수는 "인천상륙작전의 군사학적, 전쟁사적 의의보다는 인천, 대한민국, 세계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인천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인천상륙작전의 글로벌 보편 가치는 자유 수호와 평화 회복으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