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자문(千字文)을 120여 서체로 선보인 것으로 유명한 인천 서예가 심은(沈隱) 전정우가 이번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연구한 결과로 대중 앞에 선다.
'심은 전정우 추사전(秋史展)'이 다음 달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마루아트센터 2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정우가 그동안 추사서(秋史書)를 연구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추사의 서체는 강하고 힘찬 필력과 속도감, 그리고 음양을 뛰어넘는 포치와 결구로 독창적 생동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추사의 글은 명맥이 끊겨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는데, 추사의 글씨체가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을 남은 생의 사명감으로 작품 활동을 한 전정우가 선보이는 첫 전시다.
조선 후기 문신인 추사 김정희(1786~1856)는 19세기 최고 서예가로 꼽힌다. 세상을 떠난 지 167년이 지났지만 한·중·일 어떤 서예가도 선생의 필력(筆力)과 생전의 작품세계를 이어나갈 작가가 없는 현실 속에서, 더이상 추사서를 방치하면 안 된다는 것이 이번 전시 취지다.
전정우는 추사의 대표적인 작품을 이 시대의 미감과 자신의 눈으로 재해석한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추사의 예서, 해서, 고예, 행서, 초서 등을 탐구한 추사 필의를 원용한 천자문 작품과 심은 천자문 작품에 추사체의 필획을 혼융한 각종 혼서 천자문. 또 각종 서체를 혼융한 심은체 특유의 새로운 서체와 추사체를 승화 접목한 창작 작품 등이다.
전정우는 "추사 선생의 정신과 실체를 파헤치고, 아류(亞流)가 아닌 또 다른 작가 심은(沁隱)의 개성 있는 예술 정신을 추구하면서 마음을 곧추세웠다. 그러기에 추사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기록하였으며, 평생 공부한 또 한 명의 작가로서의 안목과 앎을 작품에 그대로 투영, 솔직히 기록으로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