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학교가 '지속가능경영 MBA' 과정을 내년부터 갑작스럽게 통폐합해 재학생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인하대 경영대학원은 최근 2024학년도 전기 석사과정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한 공고문을 냈다. 내년부터 신입생을 통합전형으로 선발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기존에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지속가능경영, 빅데이터경영, 서비스경영 등 3가지 세부 전공으로 모집했던 것을 통합한 것이다.
대학 측이 일방적으로 세부 전공 통폐합을 결정하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자, 재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23학년도 후기에 해당 과정을 등록한 재학생 중에는 자퇴를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경영대학원 지속가능경영 석사과정을 수강 중인 A씨도 신입생 모집 공고를 보고서야 자신의 전공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방 통폐합 결정에 재학생 원성
"폐강대상 아닌데" 자퇴 고민도
세부 전공도 정하지 않아 '비판'
A씨는 "학칙을 살펴보면 과목 폐강 기준은 수강생 2명 미만이다. 현재 우리 과정은 한 과목당 평균 4명이 수강하고 있어 폐강 대상도 아니다"며 "수강생이 있는데도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학교에서 과정을 폐지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학 측의 학과 통폐합은 각 세부 전공 분야의 위상과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재학생들은 우려하고 있다.
A씨는 "인하대는 지속가능경영 석사과정을 2011년 2월부터 전국 최초로 운영하며 ESG경영 전문 인력을 배출한 대학"이라면서 "학위를 취득하고 현장에서 전문인력으로 활약하고 있는 동문도 많아, 재학생들의 자부심도 크다"고 했다.
인하대 경영대학원은 타 대학의 우수 사례를 취합해 경영대학원 내 운영위원회 회의, 교수회의 등을 거쳐 통합전형 선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학생들이 1~2학기에 통합 경영학 과정을 배우고, 이후에 6가지 세부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폭넓은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 측은 아직 세부 전공 등을 정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도 재학생들 사이에선 대학 측이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전공을 통폐합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하대 관계자는 "현 재학생들은 기존 전공 과정대로 교육을 진행하고, 신입생부터 달라진 학사과정이 적용될 예정"이라면서도 "아직 논의 중인 사항이라 세부 전공 과정명을 언급할 수는 없다. 경영 트렌드, 경영대학원 교수들의 전공 등을 고려해 세부 전공을 구성하겠다"고 해명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