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중 고성·말끊기·시비 "최악"
의장 "문제 공유·존중하는 의회로"


의왕시 공무원들만 이용하는 게시판에 시의원들의 막말 행태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와 화제다.

13일 의왕시 공무원 등에 따르면 익명의 한 공무원이 지난 12일 오전 11시10분께 '무명소통게시판'에 '시의회 방송을 보면서'라는 제목으로 의원들에 관한 글을 올렸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회의 중 고성이 오가고 의원들끼리 싸우고, 삿대질하고, 질의에 대답하는 국·과장의 발언을 끊는가 하면 윽박지르고, 말꼬리를 잡고, 시비를 걸기도 한다'며 '이번 정례회 기간 중 (의왕)도시공사 자본금 현금 출자 동의안, 옴부즈만 운영 조례, (내년도)예산 심의 시 의원들의 태도는 정말 '악중의 최악'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국·과장(도시공사 임원 포함)들은 직원이 아닌 것인지. 모두 30년 이상 성실히 근무했던 사람'이라며 '돈을 떼어 먹었나, 나라를 팔아 먹었나. 행정감사도 아니고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행감은 어찌 하실지. 감사를 하고 싶으시면 의원이 되지 말고 감사원에 들어갔어야 하고, 수사를 하고 싶으면 경찰이 되셨어야 한다'고 힐난했다.

관련 댓글에도 '까내리기 위한 질문, 반대를 위한 반대 등 윗사람인 듯한 태도는 좀 아닌 듯', '과장 휴가 중에도 전화해서 본인 민원 물어보더라' 등 비판이 적지 않았다.

간부급 한 공무원은 "의왕 지역사회가 그렇게 넓지 않다. 소통의 일환으로 구축한 유튜브 방송이 오히려 내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게 실시간으로 까이는 모습이 노출되는 등 독으로 작용해 심적으로 막대한 자괴감을 안겨주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의왕시지부에서는 즉각 면담을 통한 개선을 시도했으나 일단 불발됐다. 다만 노조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요구하는 의원들의 지적 사안을 최대한 수용해 개선된 의정활동을 할 것이라는 시의회의 입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학기 시의회 의장은 "9대 의회 운영 과정에서 의원 간 발언 끼어들기, 공무원을 상대로 고성·막말 등의 문제점에 대해 이날 월례회의를 통해 사실을 공유하고, 최대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등 개선된 의회 만들기를 강력히 주문했다"고 답했다.

의왕/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