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수현 곤지암뮤직페스티벌 이사장

베를린필 카라얀 아카데미 오디션 유치
내달 곤지암국제음악제와 함께 진행
"학생 관악연주 꿈 키울 공간 조성"


백수현
(사)곤지암뮤직페스티벌 백수현 이사장은 "곤지암국제음악제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2023.12.28 /백수현 이사장 제공

해마다 광주에서는 아주 특별한 음악제가 열린다. 바로 목관 5중주(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호른)를 선보이며 전 세계 최고의 연주자들이 모이는 '곤지암국제음악제'로 우리나라 클래식의 새 지평을 열고 차세대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장이다.

관악기의 섬세한 선율로 광주시를 국제적 명성의 클래식 도시로 변모시킨 (사)곤지암뮤직페스티벌 백수현(51) 이사장을 최근 광주 곤지암 밸리에서 만났다.

미국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백 이사장은 그의 부모가 조성한 곤지암 밸리를 음악이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바로 곤지암국제음악제를 통해서다.

2016년 제1회 곤지암국제음악제에 초청된 인물은 '플루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아일랜드 출신의 제임스 골웨이로, 중소도시의 작은 홀에서 열리는 콘서트라기에는 믿기지 않을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백 이사장은 "곤지암국제음악제를 시작할 때부터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를 들려주고 관악을 연주하는 어린 학생들이 놀이터를 찾아와 마음껏 연주하며 꿈을 키우는 그런 공간으로 가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곤지암국제음악제가 지난해 사단법인으로 체제를 정비하면서 내실과 규모 면에서도 한 층 업그레이드된 공연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 이사장은 인터뷰 중 깜짝 소식을 들려줬다. 내년 1월30일~2월3일 특별히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리는 상반기 곤지암국제음악제 기간에 전 세계 모든 클래식 지망생들이 동경하는 '꿈의 무대' 베를린필 카라얀 아카데미 오디션이 함께 개최된다고 밝혔다.

베를린필 카라얀 아카데미 오디션 유치와 관련해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수석 연주자 벤젤 푹스와 카라얀 아카데미 회장님을 만났다. 그들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곤지암국제음악제의 수준이 가장 높다고 평가해 줬다. 카라얀 아카데미 오디션을 곤지암국제음악제에서 여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며 흔쾌히 동의해 줬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곤지암국제음악제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교육'이고 오디션을 계기로 교수와 학생들이 만나 우리나라 클래식을 이끌어갈 수 있는 광주의 위대한 산실로 거듭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내년 7월에 열리는 세계관악콘퍼런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관악문화의 도시 광주에서 한국 최초로 세계적인 관악 행사를 유치해 무척 기쁘고 자랑스럽다. 문화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데도 일조한다"며 "유럽의 작은 도시들이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도시, 나아가 선진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문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