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백령도·연평도 북방에 200발 포 사격

합참 “평화 위협, 책임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

주민 대피… 인천~서해 5도 여객선 운항 통제

유정복
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데이터센터(IDC) 경보통제상황실에서 서해5도 면사무소와 인천시청의 핫라인을 점검하고 있다.2024.01.05./유진주기자

북한이 2018년 남북이 공동 발표한 ‘9·19 군사합의’에 따라 설정된 서해 완충구역 내에 포병 사격을 재개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23일 “우리 군대는 9·19 북남군사분야합의서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다. 북남군사분야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할 것”이라고 9·19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지 43일 만이다. 서해 완충구역은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한 초도 이남까지 수역을 뜻한다.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은 서해 완충구역에서 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해왔다.

5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인천 옹진군 백령도 북방 장산곶,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북한군은 200발이 넘는 포 사격을 실시했다. 우리 군은 오전 11시20분께 옹진군청에 백령도, 연평도 주민 대피 문자·방송 준비를 요청했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연평도는 낮 12시부터, 백령도는 오후 1시부터 대피 방송이 나가기 시작했다.

연평도 포 사격 문자
인천시가 연평도 주민에게 보낸 해상사격 안내 문자. /연평도 주민 제공

합동참모본부 이성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2023년 11월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을 재개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했다. 또 “이러한 위기 구조의 상황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해군은 이날 오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해상 실사격 훈련을 예고했다. 인천시는 서해 4도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앞서 서해 5도 일대 여객선과 어선의 출항 통제를 요청했다. 오후 1시 인천항에서 승객 65명을 태우고 출발 예정이었던 ‘코리아프린세스’호는 이날 낮 12시20분께 군부대 요청을 받아 출항하지 못했다. 낮 12시30분께 인천항에서 출발해 백령도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75명이 탑승한 ‘코리아프린스’호도 회항을 했으며, 이날 오후 1시께 백령도에서 출발하는 ‘코리아프라이드’호는 용기포항에서 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