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740건, 전년比 53% ↑
범행 73.9%가 20대 이하 조사
점주 "1~2개 절도는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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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점포에서 이뤄지는 절도행위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무인점포 털이가 1020세대의 놀이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파주시의 한 무인점포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던 20대 남녀가 지난 14일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9일 오전 1시30분께 파주 금천동의 한 무인 인형뽑기 점포에서 쇠막대기를 사용해 기계를 부순 뒤 그 안에 있던 물품과 현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를 받고 있다. 점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해 이들을 붙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용인시에서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무인점포를 턴 10대 중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이들은 가위와 망치 등을 이용해 점포에서 현금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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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무인점포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무인점포에서 물건을 훔치는 사건도 빈번해지고 있다. 사진은 무인점포 천장에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모습. /경인일보DB


지난 2022년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무인점포 절도 건수는 1천740건으로 월평균 145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월평균 95건) 대비 53% 늘어난 수치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한 범죄자의 73.9%가 20대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인점포 업주들은 절도사건이 너무 많아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라고 하소연한다.

수원시 팔달구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 A씨는 "지난주에도 2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3번이나 물건을 훔쳐갔다. CCTV로 확인한 것만 이만큼이라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며 "물건 1~2개를 훔치는 건 너무 잦고 일일이 대응하기도 어려워 어느 정도의 손해는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등이 무인점포를 터는 행위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헌철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제 무인점포는 청소년들이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공간이 됐다. 분명한 경고메시지를 줘서 절도는 범죄행위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원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람이 없다 보니 젊은 세대에게 무인점포에서 물건을 훔치는 행위가 가볍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 내에서 공동체적인 가치를 기를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