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위해 참석한 카이스트(KAIST) 학위 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행사장 밖으로 끌려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16일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과잉 경호’ 논란이 재차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오늘 오후 참석한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소란이 있었다”며 “대통령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SNS상에 올라온 해당 수여식 영상들을 살펴보면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축사하는 도중 행사에 참석한 한 졸업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 대통령을 향해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조치에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4~5명의 경호원이 A씨의 입을 막아 바닥에 눕힌 후 팔과 다리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퇴장 조치했다. A씨는 끌려 나가며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라고 저항했다.
사안이 알려진 후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나간 A씨는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밝혀졌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카이스트 졸업식에 졸업생으로 참석한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오늘 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라는 요청 한마디를 내뱉던 와중에,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폭압적으로 끌려 나갔다”며 “카이스트 모처에 감금되어 있던 신 대변인은 현재 경찰서로 연행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무슨 권리로 졸업식에 참석한 졸업생을 폭력적으로 졸업식장에서 쫓아내고 복귀도 못 하게 감금한 것인지 대답하라”며 “졸업식에는 일방적 연설만 하기 위해 간 것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의지도 계획도 없었으니, 경호원들이 폭압적인 과잉경호로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경호처의 과잉 경호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도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윤 대통령을 만나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진다”고 외치며 윤 대통령 손을 본인 쪽으로 잡아당기자 경호원들에게 제지 당해 행사장에서 퇴장 조치를 당한 바 있다.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