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1년 만기 연 6.5% 상품 출시
납입기간 짧고 고금리 특판상품 보여
“도약계좌 5년 만기, 짧지 않아 고민”

무려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청년희망적금의 만기일이 이달 말 도래하자 은행권에서 ‘재예치 쟁탈전’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은 저마다 비교적 납입 기간이 짧은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하는 반면, 금융당국은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청년도약계좌’로의 환승을 장려하는 상황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잇따라 만기 1년 이하 단기 적금에 청년 우대 금리를 더한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청년희망적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청년희망적금은 지난 2022년 지원금을 더해 청년들의 목돈을 마련을 돕기 위해 출시된 정책금융상품으로 최고액인 월 50만원을 2년간 납입했다면 만기일에 수령할 수 있는 최대금액은 1천311만원이다. 만기까지 적금을 유지한 예금자는 무려 200만여명, 총예치금은 20조여원에 달한다.
은행들은 5년 만기인 청년도약계좌 등의 긴 납입 기간에 부담을 느껴 가입을 주저하는 청년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2년 만기 상품인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가입자 289만 명 중 30%에 이르는 86만 명이 중도 해지했다. 이달 초까지 청년희망적금에서 청년도약계좌로 환승한 연계율은 10%대에 그치는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청년 처음적금’을 출시했다. 가입 대상은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이며, 최고 연 6.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만기는 1년이며 월 최대 입금액은 30만원이다. KB국민은행은 최대 연 6% 이자를 제공하는 ‘KB 특별한 적금’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6개월 동안 최대 월 30만원씩 납부가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직전 1년간 우리은행 예·적금을 보유한 적 없는 고객이 이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3%포인트를 우대해 최고 연 6% 금리를 제공한다. 월 최대 50만원 납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청년 우대 금리를 받으면 최대 연 5.85% 이자를 제공하는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분기별 150만 원(청년 우대 금리를 받지 않으면 분기별 3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만19~34세 청년층에 최고 연 4.6% 이자를 제공하는 ‘NH1934월복리적금’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당국대로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들이 새 정책금융상품인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청년희망적금에서 청년도약계좌로 연계 가입을 신청한 고객은 41만5천명이다. 매달 70만원을 넣어 5년을 채우면 많게는 최대 856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지난 22일 청년희망적금 만기일이 도래한 박모(28·안산시)씨는 “납입하는 동안 잠시 일을 쉰 적도 있어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간신히 버텨 만기를 채울 수 있었다”며 “2년도 길었는데 (청년도약계좌 납입 기간인) 5년은 너무 길다. 여러 상품들을 따져보고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만기된 청년희망적금이 대체로 하루에 30만원씩 제한적으로 인출할 수 있는 한도계좌로 설정돼, 청년들이 불편함을 겪는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권에 “과도한 금융 거래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조치를 이행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