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 책임의식 강해… '걷기·호흡' 권한다"


"참혹한 경험… 4년간 상담 지속도"
젊은세대 육아 등 일상문제로 찾아
"조금이나마 도움 공간 되도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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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님 상담사는 "소방관들은 제복을 입고 일하다 보니 책임감과 직업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2024.3.17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제복을 입는 소방관들은 책임감이 강하다보니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송님 상담사는 2016년부터 인천소방본부 소속 소방관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만 1천900여 명의 소방관들이 이 상담사를 포함해 5명의 상담사에게 심리 상담을 받았다.

이 상담사는 "소방관들은 직업의식이 강한 편"이라며 "특히 제복을 입고 일을 하다 보니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소방관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로인한 스트레스도 크다고 했다. 특히 대형 사건·사고에서 참혹한 현장을 경험한 소방관들은 그 상황이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상담사는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사건 현장에서의 소리와 냄새 등이 떠올라 스트레스를 겪는 사례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상담이 한두 차례 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4년 동안 이어진 경우도 있다"며 "심리상담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에는 병원 치료를 안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상담사는 직업적인 상담만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가족, 일상 등 분야와 상관없이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20~30대 젊은 소방관들이 육아문제로 상담소를 찾는 일이 잦다고 한다.

그는 "한 소방관은 고등학생인 아들과 둘만 여행을 가게 됐다며, 둘이 가는 여행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상담하기도 했다"며 "직업의식이 강한 만큼 가족관계나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일을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발생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다만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에는 '걷기'와 '호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번에 30분 이상 걷는 것과,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로 인한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는 일상뿐 아니라 소방관으로서 생활을 하는 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 상담사는 인천 소방관들을 상담한 지 9년째다. 점차 상담소를 찾는 소방관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방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담사는 "상담소가 소방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며 "저도 소방관들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