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점 오픈 두달… 시내 백화점에 미친 영향은?


롯데몰·AK플라자·갤러리아 등
올초 MZ 겨냥 리뉴얼·프로모션
선제대응이 매출방어 이어진 듯
"불경기 따른 소비위축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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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수원점 오픈에도 불구하고 수원 내 백화점들의 선제 대응으로 매출에 큰 타격은 없었다. 사진은 스타필드 수원점 내부. /경인일보DB

'유통공룡' 신세계의 진출로 수원지역 유통업계의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기존 백화점들의 치열한 방어전 속에 당분간은 수원시내에 유통 대격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초 MZ세대를 겨냥한 스타필드 수원점 오픈 이후 리뉴얼을 단행하거나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수원시내 백화점과 쇼핑몰들이 MZ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행보에 잇따라 나선 점이 선방 요인으로 분석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 수원점 개점 이후 지역 백화점들은 저마다 매출 방어에 나섰다. 스타필드 수원점과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롯데백화점·롯데몰 수원점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대규모 리뉴얼 작업 중이다. 몰과 백화점을 합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인데, 대다수 층이 공사 중이다. 신세계의 수원 진출에 롯데는 리뉴얼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2월엔 스포츠, 키즈 브랜드 위주의 58개 매장을 먼저 리뉴얼 오픈했다. 다음 달엔 '프리미엄 푸드홀'을 선보일 예정이다. 쇼핑과 맛집 탐방을 함께 즐기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춰 F&B(식음료) 매장을 강화하는 셈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점포별 매출 공개는 어렵다"면서도 "지난달 레저·키즈 매장 대규모 리뉴얼 오픈 이후, 매출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개점 21주년을 맞은 AK플라자 수원점은 올초부터 꾸준히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스타필드 개점 첫 주엔 AK플라자 '플러스 페스타'를 전개했다. 해외명품 등 패션 장르 단일 브랜드에서 구매금액의 10%에 달하는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다. 이후 전관 합산으로 상품권을 주는 행사도 진행했다가 최근엔 구매 시 일부 장르에서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 중이다. AK 관계자는 "매출은 전년도 수준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은 스타필드 오픈 첫 주에만 대응에 나섰다. 우려만큼 고객 수나 매출이 하락하지 않아서다. 스타필드 수원점 개점 이전부터 MZ 소비자들을 겨냥해온 점이 효과를 낸 것으로도 보고 있다.

갤러리아 광교점은 지난해 오픈 3주년을 맞아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시작으로 키르시 등 MZ세대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를 꾸준히 입점시키고 있다. 백화점 식품관에선 연리희재, 블루보틀 등 F&B도 꾸준히 강화 중이다.

가성비와 유행을 모두 잡는 MZ세대 트렌드에 발맞춘 덕분에 스타필드 수원점 개점 전후 매출에 큰 변화는 없는 모양새다. 갤러리아 광교점 관계자는 "개점 초 스타필드에 인파가 몰리면서 상대적인 매출 하락 우려가 나왔으나, 현재까지 스타필드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스타필드 개점보다 내수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이 더 큰 우려 사항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지역 유통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급등기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엔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 제일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