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출액, 작년보다 37% 증가
OEM서 재편… 나라별 고객 맞춤
일본 108%·미국 65% 등 큰폭 성장


인천지역 화장품 업체들이 수출 시장 다변화로 탈(脫)중국에 성공하면서 매출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인천지역 화장품 수출액은 4억9천300만 달러를 기록해 1년 전(3억5천985만 달러)보다 37% 증가했다.

화장품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천지역 올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의 국가별 증감률은 중국이 22% 감소한 반면 일본(108.2%), 베트남(78.4%), 미국(65.6%) 등 다른 국가는 큰 폭으로 늘었다.

화장품 수출이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난 것은 수출 판로 확대와 함께 브랜드 다양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인천 화장품 업체는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부터 외주를 받아 생산하는 OEM 형태가 많은데, 이들이 수탁 생산하는 브랜드가 대형 브랜드에서 인디 브랜드로 재편된 게 실적 반등의 요인으로 꼽힌다.

인디 브랜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중소 화장품 브랜드를 의미한다. 그동안 인천 화장품 업계는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장이나 면세점 등 오프라인 시장에서 팔리는 대형 브랜드의 제품을 주로 생산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내 화장품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화장품 시장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 브랜드는 대량 생산 중심이라 제품이 팔리지 않을 경우 재고가 쌓이는 문제도 있었다.

반면 온라인에 무게 중심을 둔 인디 브랜드들은 주 고객층의 범위를 한정해 소량 판매한 다음, 고객들이 선호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물량을 점차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OEM 기업 입장에서 보면 재고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천 한 화장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미국은 기능성 위주 제품을, 일본은 20~30대 젊은 층이 선호하는 소형·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한다"며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국내 인디 브랜드가 100여 개 넘는 만큼 OEM 기업도 시장 상황과 수요에 맞춰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인천 화장품 산업은 수출을 중심으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화장품은 올 1분기 반도체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수출 품목"이라며 "미국·일본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으로도 수출이 대폭 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췄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