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통 수원 2013' 경관조성 이후
드라마 등 촬영지로… 젊은층 몰려
가장 비싼 단독주택 10년새 6억 ↑
공인중개사 "매물찾기 힘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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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수원 '행리단길'이 15일 오후 휴일을 맞아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4.5.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최근 수원지역에서 핫한 동네는 바로 장안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은 화성행궁 북쪽의 골목상권이 만들어지면서 젊은이들에게 이른바 '행리단길'로 불린다.

행리단길에는 특색있는 카페와 퓨전 음식점, 공방, 소품샵, 서점, 옷가게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옛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곳곳에 포토존도 있어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가족 단위 시민들뿐 아니라 20·30세대, 외국인도 많이 찾아 마치 관광지를 방불케 한다.

주차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차 없는 거리로 볼거리 많고 분위기가 좋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수원시가 '생태교통 수원 2013' 사업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석유가 고갈된 미래 상황을 가정해 주민들이 자동차 없이 무동력 교통수단만을 이용해서 한 달 동안 생활해보는 프로젝트였다.

수원시는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간판정비사업 등 경관 조성사업을 비롯해 흉물스럽게 늘어져 있던 전신주를 정비했다. 이후 문화재 보존구역으로 재산권 행사가 제한돼 낙후됐던 동네에 젊은이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전국의 젊은이들이 찾는 명소로 변화하면서 ▲그해 우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선재 업고 튀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등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가 쏘아 올린 사업이 땅값은 물론 집값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를 보면 올해 기준 행리단길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은 장안동 22의4(연면적 163㎡)로 9억2천100만원으로 조사됐다. 2013년 3억9천여만원과 비교하면 6억원 이상 올랐다. 가장 비싼 개별공시지가를 기록한 장안동 72의1(토지)도 ㎡당 100여만원 오른 302만1천원에 달했다. 주택과 토지의 실거래가는 이보다 7~8배 이상 높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장안동 일대는 점집이 많은 동네였지만 10여년 전 생태교통페스티벌을 진행한 뒤 하루가 다르게 땅값과 집값이 올라 3.3㎡당 2천만~3천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점집이 넘쳐나던 구도심이 이제는 MZ세대들만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부동산 매물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원시 관계자는 "슬럼화되던 동네가 생태교통페스티벌을 기점으로 상전벽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면서 "앞으로도 살기 좋은 수원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