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유튜브 이후 공공기관 홍보 새 지평
밈·만화 등 여러 수단… 재미·공익 모두 잡아야
“공무원들이 직접 만든다는 게 큰 의미”
“통장 잔고 삼만원도 안 남았단 사실~ 착한가격업소~”
최근 군포시청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숏폼(릴스). 두 명의 공무원이 성악톤으로 제품·서비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착한가격업소를 홍보한다. 해당 숏폼은 오페라 ‘리타’에 등장한 후 화제가 돼 밈으로 자리잡은 묵찌빠 대결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군포시 열일하네’, ‘노래 실력이 예상 범위라서 다행(?)’, ‘충주맨이 쏘아올린 큰 공’ 등의 댓글이 달렸다. 31일 현재 해당 숏폼의 조회수는 65만회에 이른다.
충북 충주시 유튜브가 화제가 된 이후 공공기관 홍보에 새 지평이 열린 가운데, 공무원들로 유튜브 서포터즈를 꾸렸던 군포시가 톡톡 튀는 온라인 콘텐츠로 눈길을 끌고 있다.
중심엔 시청 홍보실 뉴미디어팀이 있다. 뉴미디어팀은 방송, SNS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시정을 홍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각 플랫폼 특성과 주 독자층을 고려해 보다 많이 소비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착한가격업소 홍보 숏폼처럼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여러 밈을 시정에 접목하는 영상을 제작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용으로 ‘뉴미의 숫자들’과 같은 만화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한다. 모두 뉴미디어팀 직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뉴미디어팀 측은 “올해 연재를 시작한 ‘뉴미(뉴미디어팀)의 숫자들’은 저희 팀 이효준 주무관이 숫자를 활용해 캐릭터를 구상한 것이다. 이를테면 9에서 코끼리를 형상화하고 1은 기린으로 표현해낸 것”이라며 “밈이 소비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어떻게 시정 홍보 내용과 접목할 수 있을지 계속 연구하고 모니터링한다. 공무원들로 꾸려진 유튜브 서포터즈들과도 꾸준히 소통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플랫폼의 특성상 콘텐츠가 재미있어야 시선을 끌 수 있는데,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공익적인 내용을 담아내야 하는 것도 관건이다. 뉴미디어팀 측은 “재미와 공익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하는 게 어렵다. 충주시 유튜브가 뜬 이후 유튜브·인스타그램상에서 공공기관들의 홍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추세다. 그러다보면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며 “간혹 ‘B급’ 콘텐츠를 게시하면 구독자가 이탈하기도 하더라. 너무 A급도 아니고 너무 B급도 아니고 그 중간의 A-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A-의 노력’은 이례적으로 높은 조회수에 더해 수상 실적 등으로 이어졌다. 최근 군포시는 (사)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가 주최하고 아이어워즈위원회가 주관하는 ‘소셜아이어워드 2024 대한민국 소셜인터넷 이노베이션 대상’에서 시청 분야 인스타그램 우수상을 수상했다.
뉴미디어팀 측은 “저희 콘텐츠는 팀원들 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로 구성된 유튜브 서포터스들이 함께 만들어간다.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거나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모두가 힘을 합해 만들어가고 그게 성과를 낸다는 게 의미가 있다”며 “너무 힘 주지 않고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보다 편하게 알려드리는데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