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제조업체 직접 개발·디자인

‘통장어?’
박람회에 전시된 수많은 반려동물 수제 간식 사이로 특이한 이름이 보인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간식 재료 ‘오리 목뼈’, ‘도가니’, ‘메추리’ 등과 달리 통영에서 온 장어를 별다른 가공 없이 건조해 만든 간식이다.
해당 간식을 판매하는 반려동물 식품제조업체 ‘울타리가도와줄개’(남양주)의 이우진 대표는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진 장어가 강아지에게도 좋을까 싶어 연구를 맡겼는데, 장어의 등껍질에서 나오는 ‘뮤신’ 성분이 염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걸 발견했다”며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올해 5차례 전시회에 참가 중인데 통장어 간식은 나올 때마다 완판”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수원시 수원메쎄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 전시회 ‘2024 케이펫페어 수원’에는 반려동물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경기지역 제조업체가 곳곳에 보였다. 이들은 직접 개발하고 디자인한 반려동물 제품들을 뽐냈다.
반려동물 살균 탈취제를 판매하는 ‘이지세이프펫’(성남)은 연매출 10억원을 올리고 있다. 남기덕 이지세이프펫 대표는 백혈병·암환자들의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원료를 연구하다 미네랄 베이스의 ‘무향 살균 탈취제’를 개발했다고 한다. 환자들도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인증받은 안전성을 토대로 2014년부터 반려동물을 위한 무향 탈취제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그는 반려동물 제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 일부를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기도 한다. 그는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2살이 넘어간 성묘는 강아지보다 냄새가 5배 강력해 고양이를 위한 별도의 탈취제를 써야 한다”고 설명하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반려동물 산책 물품을 판매하는 ‘아임수수’(수원)는 류현정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인식표와 하네스, 목줄 등을 판매하고 있다. 류 대표는 강아지를 키우면서 자연히 늘어난 지출에 도움이 되고자 직접 그린 ‘자수인식표’를 판매하기 시작한 게 회사의 설립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요즘에는 강아지를 아기처럼 키우는 경우가 많아 제품을 디자인할 때도 파스텔톤을 섞어 아기자기함을 강조한다”고 했다.
국내 인구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을 기를 만큼 반려동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반려동물 산업 전시회 순례를 나서는 시민들도 있다.
서울시 노원구에서 온 김혜민(24)씨는 2년여 전부터 전국 곳곳을 돌며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4살인 반려견을 위해 영양제를 많이 찾는데 인터넷으로 좋다는 제품을 사도 막상 아이가 먹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직접 먹여보고 구매하려고 왔다”며 “제품뿐 아니라 반려동물에 관한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송도·일산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시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