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민간연구소 인천서 창립총회
구월동 사무실 이달 개소식 예정
문화민주주의 가치 등 핵심 기조
공동 연구소장에 김창수·김상원
인문학의 관점에서 도시를 연구하고, ‘사람 중심 도시’로 다시 구성하는 길을 찾는다는 방향성을 기치로 내건 독립 민간연구소가 인천에서 출범했다.
인문도시연구소는 최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연구소 사무실에서 창립 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인문도시연구소는 이달 중 개소식을 열기로 했다.
도시의 삶을 인문학적으로 깊이 성찰하고, 도시 공간을 인간 중심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대안적 비전과 정책을 제시한다는 게 연구소 설립 목적이다. 연구소는 특히 문화민주주의, 생태주의, 문화공공성,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핵심 기조로 삼았다. ‘사람 중심 도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점을 만들 계획이라는 게 연구소 설명이다.
연구소는 설립 취지문에서 “도시는 인류 문명의 총화이지만, 동시에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삶의 기반으로서 도시를 재성찰하는 인문학적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소가 주목하는 도시 문제는 단지 물리적 환경이나 행정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연구소 관계자는 “도시화가 가속될수록 시민의 삶은 오히려 비인간적인 방향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정체성과 공동체성, 생활문화의 기반은 파괴되고 있다”며 “이는 단지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중심 가치의 상실’이라는 철학적 위기이기도 하다”고 했다.
연구소는 ‘도시 인문학’에 대한 연구와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연구소는 ▲인천과 도시에 대한 깊이 있는 인문학적 연구와 연구 방법론 정립 ▲인천과 도시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연구 성과의 체계적 축적과 공유 ▲도시 인문학 연구자와 관련 기관의 협력·연대 구축 ▲연구소 설립 취지에 공감하는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연대 강화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특히 인천은 공항과 항만을 중심으로 다문화사회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고, 동시에 기후위기와 도시 재개발 등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지역”이라며 “연구소는 이주민, 소수자, 청년 등 다양한 시민 집단의 문화권 보장, 도시 생태 전환,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문화정책 등의 새로운 담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장은 김창수 전 인천연구원 부원장과 김상원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맡는다. 연구소는 1998년부터 인천에서 활동해 온 인천문화정책연구소의 지적 기반과 함께 2021년 결성된 인천문화시민모임의 문화정책 제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존 제도권 연구기관이 미처 감당하지 못했던 지역성과 시민성, 실험성과 문제의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연구소는 학문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바탕으로 수평적 운영 구조를 갖췄으며, 모든 의사 결정을 구성원들의 전원 합의로 진행할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