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지도부의 단일화 추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이기는 단일화는 내가 이끌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소집된 의원총회에 예상 시간 보다 1시간 후에 참석해 대선 후보 확정 후 첫 연설을 했다. 김 후보의 발언에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막기위해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다고 보고하고, 그 과정에서 김 후보에게 강한 유감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김 후보는 의총 연설에서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후보로 만들려는 강제 단일화는 인정할 수 없다”며 “제가 나서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우리 자랑스러운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의원님들의 절대적 도움으로 당 후보로 선출됐다”며 “그러나 선출 직후부터 지도부는 단일화를 강요했고, 심지어 무소속 후보를 기호 2번으로 등록시키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적 행위이며,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시도”라고 규정했다.
김 후보는 경쟁력 논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후보는 “저는 이재명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승리한 결과가 있다”며 “한덕수 후보가 이재명을 이긴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한 후보와 저의 경쟁력은 별 차이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이 단일화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단일화는 이기는 단일화여야 한다”며 “지금 지도부가 추진하는 방식은 당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훼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저 김문수가 당선 직후 선거 준비에 매진했다면 지금 지지율은 훨씬 높았을 것”이라며 “이제부터 제가 나서서 당력을 모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자유 진영이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해 체제 전쟁에 승리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계시기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숨 쉬고 있다. 저를 믿고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연설 후 연단에 오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의 연설에 “실망스럽다”면서 “지도자는 자신을 내려 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의총장을 빠져 나갔다. 이에 김 후보도 회의장을 나서려 하자 일부 의원들이 “대화를 좀 나누자”는 고성을 질렀으나 김 후보는 회의장을 나갔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