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기반’ 경기도 찾아 선대위 출범식 참석
단일화 문제 큰 언급 없이 승리 다짐 눈길
“‘기호 2번’은 김문수” 金에 힘 싣는 경기도

파국으로 치닫는 단일화 논란 속 영남 일정을 취소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찾아 대선 승리를 다짐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시·도당 중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진행한 곳은 경기도당이 처음인데, 경기도지사 출신인 김 후보에 힘을 싣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발대식 도중 경기도당에 도착했다. 참석자들은 연신 “김문수”를 연호했다. 김 후보도 연설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대한 곳이다. 제가 도지사를 하면서 여러분과 함께 지냈던 시간이 생생하다. 경기도가 요즘 뜨고 있는데 제가 대통령 후보가 돼서 뜨는 것 맞느냐”면서 “경기도는 여야 대통령 후보를 모두 배출해, 위대한 역사적 시점을 맞이했다. 이 중 대통령에 당선돼야 할 인물이 누구인가”라고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광교신도시, 삼성전자 고덕캠퍼스, 판교테크노밸리 등 도지사 임기 중 진행한 대형 사업을 언급하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전직 도지사이기도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성남 대장동은 (이 후보 때문에) 세계 정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동네가 됐다. 이상한 분이 경기도에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김 후보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문제로 연신 김 후보를 압박하는 와중에 발대식이 열린 탓에, 일각에선 발대식 전 단일화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관측은 빗겨나갔다. 김 후보 측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선교(여주양평) 의원은 “단일화 문제로 마음이 괴롭지만 우리는 김문수 후보로 가야할 때다. 단일화가 안 되면 기호 2번은 김문수 후보”라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 경기도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똘똘 뭉쳐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김 후보를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은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비교적 말을 아꼈다. 김 후보는 연설 등에서 단일화 문제를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별도의 브리핑 등도 가지지 않은 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심재철 도당 위원장도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이재명을 막아야 대한민국이 살아난다. 선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했을 뿐 단일화에 대해선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