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5월에 접어들어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완연한 봄이 되었습니다. 화려하게 피어난 유채꽃을 찍기 위해 구리한강시민공원으로 향했던 지난 8일 주차를 하고 시동을 끄자 창밖에서 ‘왱왱’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옆 화단에서 등갈퀴나물 꽃의 꿀을 모으기 위해 날아다니는 꿀벌들의 날갯짓 소리였습니다. 차창을 사이에 두고 불과 한두 뼘 남짓한 거리에서 꿀벌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꿀벌들, 이들의 미시적인 세계를 좀 더 가까이 바라보고 싶어 망원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벌들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정신없는 것인 줄로만 알았던 ‘꿀벌의 비행’은 알고 보면 꽤 일정한 패턴을 지녔습니다. 수십 마리의 벌 중 동선이 겹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수백 수천의 꽃과 꽃 사이를 날아다니며 분주히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이들의 군무는 곤충 사회도 치열한 경쟁과 협력, 나름의 규율 속에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게 합니다. 우연히 가까이서 관찰한 벌들의 세상, 작은 것도 크게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