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제간호사의 날 앞두고 인터뷰

사랑의 잔돈은 친절… 따뜻하고 싶어

지역사회 곳곳 봉사 “내 원동력 같아”

12일 국제간호사의날을 닷새 앞둔 지난 7일 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에서 김은실 간호사를 만났다. 35년간 간호사로 일하는동안 그는 꾸준히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5.5.7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12일 국제간호사의날을 닷새 앞둔 지난 7일 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에서 김은실 간호사를 만났다. 35년간 간호사로 일하는동안 그는 꾸준히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5.5.7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사랑의 잔돈은 친절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조금 더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을 앞둔 지난 7일 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에서 만난 김은실씨는 10여년간 의료봉사를 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35년동안 성빈센트병원에서 일한 간호사다. 그는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버거운 시절도 있었지만, 봉사는 삶의 원동력과 같았다”고 했다.

김씨는 간호사로 일하면서도 꾸준히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성빈센트병원 내 가톨릭간호사회 일원으로 의료봉사를 시작했고 10여년 전부터는 수원시간호사회 소속으로 지역 사회 곳곳을 다니며 봉사했다.

가족들과 함께 생명의집, 안산빈센트의원, 사강보금자리 양로원 등 다양한 곳을 찾아다니면서 도움을 손길을 건네기도 했다. 그때의 시간들은 김씨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고 동시에 가족들의 소중한 추억들로 남았다.

그가 수십년간 봉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이 함께해서이기도 하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봉사는 김씨에게 힘이 되는 동시에 활동의 의미를 더했다.

김씨는 봉사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소규모 양로원인 애덕가정을 운영했던 수녀님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처음 애덕가정을 방문했을 때 꽃잔디가 붉게 물든 마당과 정원 곳곳에 계절마다 피어있는 꽃들이 가장 먼저 저를 맞았다”며 “아름다웠던 공간인데 수녀님이 자리를 옮긴뒤 한순간에 꽃들이 사라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씨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던 그 아름다움은 한 사람의 섬세한 손길에서 비롯된 것이었단 걸 그 순간 깨달았다”며 “그 분을 많이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봉사가 간호사의 일과 닮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어느 신부님께서 간호는 선택한 일이 아니라 어쩌면 선택받는 성스러운 일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지금도 그 말씀이 마음 깊이 와닿는다. 간호라는 길을 만나게 된 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간호는 단지 병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마음이 병원 안에, 우리의 삶 안에 더 많이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일과 가정으로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는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면 다른 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주어진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환자 한 사람, 동료 한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간호사가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도 훨씬 따뜻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