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전사고 때 활약… “고향 영흥도 이웃 지켜낼 것”

 

2009년부터 의용소방대서 봉사 시작

예상 못한 사고 많아 힘에 부칠때도

이동차량 등 노후… 市·郡 관심 필요

김재홍 인천 영흥남성의용소방대장은 “안전 인프라가 취약한 섬 지역에서는 의용소방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지역에서 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2025.5.11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김재홍 인천 영흥남성의용소방대장은 “안전 인프라가 취약한 섬 지역에서는 의용소방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지역에서 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2025.5.11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고향인 영흥도에서 앞으로도 주민을 위해 계속 봉사하고 싶습니다.”

김재홍(59)씨는 2009년부터 인천 영흥남성의용소방대에서 지역을 위해 일하고 있다. 15년 전 일반대원으로 의용소방대에서 봉사를 시작한 그는 어느덧 의용소방대장까지 맡아 영흥도 내 각종 사고 현장에서 의용소방대를 이끌고 있다.

김씨는 “인구가 적은 섬에서는 화재나 안전사고 등 즉각적인 위급 상황 시 소방이나 구급대원만으로는 힘에 부칠 때가 많다”며 “내 고향과 이웃의 안전을 함께 지킨다는 생각으로 저를 포함한 30여명의 대원들이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대도시와 비교할 때 섬에서 의용소방대의 역할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관할 소방인력이 소규모인 것에 비해 관광객 안전사고와 산불, 침수 등 자연재해를 비롯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2월15일 새벽 2시17분 영흥도 전체 정전 사고 때도 의용소방대의 활약이 빛났다. 당시 영흥도를 육지와 이어주는 선재대교 하부에서 불이 나면서 교량에 매설된 전력케이블이 불에 타 19시간18분 동안 영흥도와 선재도 일대 3천798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이때 의용소방대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을 직접 찾아다니며 안전한 장소로 대피를 도왔다. 그는 “다른 섬과 마찬가지로 영흥면도 고령화가 심한 편”이라며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많다. 당시 추운 날씨에 휴대전화까지 끊겨 혼자 사시는 분들 집을 순차적으로 돌며 상황을 확인했다”고 했다.

장경리 이장을 함께 맡고 있는 김씨는 장경리해수욕장의 관리소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인근 3개 마을이 함께 영어조합을 만들어 해수욕장을 관리하는데, 여기서 생긴 수익금을 마을기금으로 쓴다. 그는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는 만큼 해수욕장 안전관리도 더 꼼꼼히 신경 쓰고 있다”며 “최근에는 해수욕장에 수륙양용장비까지 도입했다. 관광객들이 안전만큼은 믿고 방문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씨는 올해 6월 의용소방대장 임기가 끝난다. 그 이후에는 의용소방대의 고문으로 일하게 된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서 의용소방대를 이끄는 자리도 후배들에게 양보해야 한다”며 “대장 자리는 내려놓지만 힘이 닿는 데까지는 일선에서 봉사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의용소방대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는 승합차량의 노후화가 심각하다”며 “인천시나 옹진군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