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97)가 건강 악화로 별세했다.
광주 나눔의 집은 지난 11일 오후 8시5분께 성남시 한 요양병원에서 이 할머니가 별세했다고 12일 밝혔다. 나눔의 집에서 거주해 온 할머니는 건강 문제로 지난해 3월부터 이 요양병원에서 지냈다.
부산 출신인 이 할머니는 14살 때 중국으로 옌지(延吉)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를 겪었다. 일본군 도검에 찔려 손과 발에 흉터가 남았고, 그때 당한 구타의 후유증으로 치아가 빠지고 청력이 떨어져 평소 일상생활을 하면서 늘 불편을 겪었다.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던 이 할머니는 지난 2000년 6월 58년 만에 귀국해 이듬해 어렵게 국적을 회복했다.
이 할머니는 귀국 전부터 앓던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 보행이 자유롭지 못했지만, 2002년 미국 브라운대 강연을 시작으로 20년 가까이 일본, 호주 등지를 거의 매년 찾아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세계인들에게 알렸다. 2013년에는 미국, 독일, 일본 3개국 12개 도시를 오가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의 빈소는 용인 쉴낙원 특6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 오전이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