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3차례 출입 제재…행사장 몰래 출입
“수상한 사람들 사진 찍어” 신고에 대만인 2명 체포
중국인들의 한미 주요 군사시설 무단 촬영 사건이 잇따라 적발(4월 25일자 5면보도)된 가운데 최근 평택 오산기지 에어쇼 행사장에 잠입해 전투기 등을 불법 촬영한 대만인들이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평택경찰서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대만 국적의 60대 A씨와 40대 B씨 등 2명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전 9시께 평택시 소재 주한미공군 오산기지(K-55)에서 열린 ‘2025 오산 에어쇼’에서 미군의 시설과 장비를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군은 이번 행사에서 중국과 대만 등 특정 국가의 국민들에 대해 에어쇼 출입 자체를 금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에어쇼에서 신분이 확인된 대한민국 국민 등은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A씨 등은 이런 미군 측의 방침을 어기고 몰래 에어쇼에 입장해 범행을 했다.
범행 이전 미군은 이들의 출입을 세 차례에 걸쳐 제지했지만, 입장하는 한국인들 틈에 끼어 행사장 안으로 몰래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상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 등을 검거했다. 기초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사안이 중하다고 보고, 이튿날인 11일 두 사람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체포한 A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에 관해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군사기지는 허락을 받지 않고 들어가면 안된다. 미군은 당시 중국인, 대만인 등을 통제했는데, 몰래 들어가 사진을 촬영하는 범행을 했다”며 “체포 후 구체적인 경위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원 공군기지 등 주요 국제공항 3곳 부근에서 전투기 등의 사진을 수천장 찍은 10대 중국인 2명이 지난 3월 적발됐다.
경찰은 이들 중 1명의 부친이 공안이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식으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당시 이들은 무전기 2대를 갖고 있었는데,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또 지난달에는 K-55 인근에서 무단으로 사진을 촬영한 중국인 부자(父子)가 적발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이들 부자에 대해서는 현행법 위반 사항이 없다고 보고, 귀가 조처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