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락 자영업 비율, 인천 상승

경제 선진화될수록 낮아지는 경향

고용 없는 자영업에 실업자도 증가

과도한 진입 억제 위한 선별성 강화

질적 지원 치중하는 정책전환 필요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한 지역의 자영업 비율은 그 지역의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그런데 인천의 자영업 비율이 작년 9월 이후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이하다고 하는 첫째 이유는 자영업 비율이 전국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인천은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일반적으로 자영업 비율이 상승하면 실업자 수가 줄어드는데 최근 인천에서는 자영업 비율이 늘고 있는데도 실업자 수 역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작년 9월 23.1%였던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율은 금년 3월 22.3%로 0.8%p 하락하였다. 그동안 인천의 자영업 비율은 18.1%에서 19.4%로 1.3%p 상승하였다. 한편, 같은기간 전국의 실업자 수는 자영업 비율이 낮아지면서 62만2천명에서 91만8천명으로 증가하였고, 인천에서는 자영업 비율이 높아졌는데도 실업자 수가 3만2천명에서 5만9천명으로 2만7천명이나 늘었다.

자영업 비율은 나라와 지역마다 다른 수준을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가 선진화할수록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제의 선진화는 대체로 경제가 대형화, 세계화, 증권화, 전산화 및 서비스화되는 것을 말한다.

먼저 나라별로 보면 OECD 국가의 평균 자영업 비율은 16.8%이지만 대표적 선진국으로서 미국, 캐나다, 덴마크, 독일, 일본 등은 10%에도 이르지 못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가족경영이 일반적인 경우 등에는 예외를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은 20%를 상회한다. 같은 나라에서도 장기적으로는 경제가 선진화되면서 자영업 비율이 낮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나라도 1990년 자영업 비율이 39.5%에 달하였지만, 작년에는 22.9%로 낮아졌다. 우리나라는 관련 통계가 발표되는 OECD 33개국 중 27위로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도 경제의 선진화, 도시화 정도가 높을수록 자영업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작년 우리나라 8대 광역시는 평균 17.4%인데 비해 9개 도 지역은 24.7%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 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천만 하더라도 자영업 비율이 1990년 25.6%에서 작년 18.8%로 낮아졌다.

그런데 단기적이지만 최근 인천의 자영업 비율이 높아져 이러한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대구나 울산 등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연히 원인이 궁금하다.

우선 자영업 비율은 단기적으로 지역내 실업자 수와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자영업이 실업자를 흡수하여 그 결과로 자영업 비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최근 인천의 자영업 비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실업자 수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은 자영업자 증가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보다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또는 ‘무급가족종사자’ 위주의 증가에 주로 기인하기 때문이다. 즉, 인천 자영업의 실업자 흡수기능이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지역의 자영업 비율은 지역내 재정을 통한 이차보전이나 신용보증 확대를 포함한 금융정책 등 자영업 지원정책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정상적인 자영업 비율 추이나 지역내 경제 상황, 실업자 수 등을 종합하면 자영업 비율이 하락하여야 함에도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것은 자영업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낮거나 자영업 유지정책이 과도함을 의미한다. 무리한 창업과 한계점 이하 영업 지속을 지원하는 정책실패의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다.

물론 최근 내수 부진 등 경영상의 어려움과 연체율 등 심각한 건전성 하락을 감안하면,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복지정책 차원에서도 자영업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과도한 자영업 비율 상승이 정상적인 현상은 아닌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의 양적 확대 위주 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자영업 진입 억제를 위한 창업 컨설팅 확대와 금융지원시 성장성, 수익성 및 안정성 심사 등 선별성 강화를 통해 가능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 중심의 지속가능한 질적 지원에 치중하는 정책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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