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78명 근무 파악… 모두 대피
소방차·헬기 동원 ‘총력 진화중’
3층 물품 보관장소서 시작 가능성

“사이렌 소리를 듣고 놀라 달려 나왔어요.”
13일 정오께 불이 난 이천시 물류센터 앞에서 만난 직원 김씨는 지하 1층에서 일하던 중 사이렌 소리를 듣고 불이 난 걸 알아차렸다고 했다. 그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와 건물을 올려다보니 실제 모퉁이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며 “다시 들어가 직원들을 데리고 나왔고, 나오자마자 인원수가 맞는지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일하던 다른 직원 A씨도 “다른 물류창고에서 일할 때 사이렌이 잘못 울렸던 적이 있어 오류일 거라고만 생각했다”며 “그런데 실제 불길이 올라와 놀랐고, 내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지금 퇴근하거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동에도 두 개 회사가 별도로 근무해 서로의 상황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1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9분께 이천시 부발읍 소재 대형 물류센터에서 불이 났다. 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의 연면적 8만여㎡ 규모의 건물이다.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불을 끄던 소방당국은 오후 1시17분께 대응 1단계로 하향하고 진화에 나서고 있다. 화재 당시 지하 1층에 121명, 지상 1~2층에 27명, 3층에 30명 총 178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현재 모두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다만 내부에 고립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진화작업이 끝나야 인명피해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이 시작된 지 3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께에도 물류센터 건물에선 검은 연기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건물 앞에선 소방차 네 대가 연달아 서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었고, 산림청 소속 헬기는 상공에서 물을 뿌리기도 했다. 화재로 들뜬 건물 천장 틈새로 여전히 불길이 보였다.
소방당국은 건물 3층 물품 보관장소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는 불이 지하 1층 냉동식품 보관창고와 지상 1~2층의 화장지 등으로 옮겨 붙지 않도록 주력하고 있다. 특히 3층엔 폭발 위험이 큰 선풍기용 리튬이온배터리가 보관된 상태다.
물류센터 인근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놀란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다. 화재 현장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는 인근 반도체 제조회사 직원 김모씨는 “야외에 앉아 쉬고 있는데 연기가 올라오는 걸 보고 전화했다”며 “10여분 만에 불길이 옆동까지 이어졌고 직원들이 주차장 쪽에서 뛰어나왔다”고 전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