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총리, 13일 오전 경기도청 방문
김 지사, 김 전 총리와 도 실·국장 간담회 진행
경기도 현안 듣고 민주당 캠프에 전달 약속
대선 공약 반영·차기 정부 국정과제 포함 기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대선 공약에 반영할 경기도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김 지사는 13일 오전 11시 경기도청 서희홀에서 김 전 총리와 함께 도청 실·국장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성중 행정1부지사를 비롯한 도청 실·국장들이 참석했다.
김 전 총리의 경기도청 방문은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 장관 당시 이후 7년여 만이다.
간담회에 앞서 김 전 총리는 도청 1층 열린민원실 앞에서 꽃다발을 받는 등 도청 직원들의 환대를 받았다.
예상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한 김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김 지사가 경선기간 동안 고생하셨는데 인사도 따로 못했다. 그래서 인사도 드릴 겸 왔다”며 “경기도 현안을 잘 들어서 정책 파트에 넘겨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총리와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각각 초대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와 행정안전부장관을 맡으며 연을 쌓았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플랜B로 불리며 범야권 오픈 프라이머리에 찬성하며 한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이번 대선에 불출마했고, 김 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날 만남은 민주당 중앙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 전 총리가 김 지사와 경기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이번 대선 공약과 차기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김 지사는 “지금 상황이 2017년 탄핵 직후 상황과 흡사하단 생각이 들어 감회가 새롭다”며 “(김 전 총리와는)정치 입문하기 전후로 많은 대화 나누며 친구처럼 지냈다. 제게 좋은 정치적 멘토이기도 하다.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관계를 맺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의정활동 하시면서 국정을 보셨고, 총리까지 하시면서 공직자들에게 큰 귀감이 됐기에 총리님 말씀 들으면서 저와 경기도 공무원들이 많이 배우고 교훈 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전 총리는 “지난번 경선 과정에서 여러 준비를 하다가 저는 중간에 접었고, 김 지사님은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다 펼치셨다. 그래서 고생하셨다 인사만 드리고 가려고 했는데, 우리 국장님들하고 간담회까지 마련해주셨다”며 “이번 저희 선거 콘셉트가 경청이다. 열심히 들어서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양평군에 거주하는 김 전 총리는 간담회 자리에서 자신이 경기도민임을 강조하며 김 지사와 경기도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김 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가벼운 농담을 건내는 등 간담회 분위기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도 밝게 웃으며 김 전 총리와 대화를 이어갔다.
비공개로 진행된 자리에서 김 전 총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기후에너지·복지 등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담당 실·국장에게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경기도 관계자는 “김 전 총리께서 경기도 현안 관련 궁금한 사항을 편안하게 담당 실·국장님한테 질문하시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도 현안에 대해 공약사항 내지는 국정과제로 차기 정부에서 반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예상 시간을 훌쩍 넘어 끝난 간담회 이후 김 지사와 김 전 총리는 도지사 집무실로 이동해 비공개 차담회를 이어갔다. 김 전 총리는 차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김 지사가 자신의 책 ‘분노를 넘어, 김동연’을 선물했다며 책을 꺼내 보이기도 했다.
간담회와 차담회를 마친 이들은 장소를 이동해 점심식사를 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