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란 함께 있어준다는 마음… 사랑의 잔돈 ‘친절’ 계속 베풀것”
정원 아름답게 가꾸던 수녀님 손길 롤모델
가족들과 생명의집·안산 의원 찾아 ‘도움’

“사랑의 잔돈은 친절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조금 더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국제간호사의 날을 앞둔 지난 7일 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에서 만난 김은실씨는 10여년간 의료봉사를 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35년동안 성빈센트병원에서 일한 간호사다. 그는 간호사로 일하면서도 꾸준히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병원 내 가톨릭간호사회 일원으로 의료봉사를 시작했고 수원시간호사회 소속으로 지역 사회 곳곳을 다니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생명의집, 안산빈센트의원 등을 찾아다니며 도움의 손길을 건네기도 했다. 그때의 시간들은 김씨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고 동시에 가족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김씨는 봉사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소규모 양로원인 애덕가정을 운영했던 수녀님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처음 애덕가정을 방문했을 때 꽃잔디가 붉게 물든 마당과 정원 곳곳 피어있는 꽃들이 저를 맞아줬다”며 “아름다웠던 공간인데 수녀님이 자리를 옮긴뒤 꽃들이 한순간에 사라졌고 당연하게 여기던 그 아름다움이 한 사람의 섬세한 손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 분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김씨는 봉사가 간호사의 일과 닮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어느 신부님께서 간호는 선택한 일이 아니라 어쩌면 선택받는 성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며 “간호라는 길을 만나게 된 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간호는 단지 병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마음이 병원 안에, 우리의 삶 안에 더 많이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환자 한 사람, 동료 한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간호사가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도 훨씬 따뜻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