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 모집 실패 첫 사례

대출 제한 강화에 업체들 자금난

공급 예정 단지도 입주 난항 우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이 장기화하면서 인천항 항만 배후단지에 있는 전자상거래 클러스터 입주업체 모집이 처음으로 유찰됐다.

14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최근 인천항 아암물류2단지(남항 배후단지) 전자상거래 클러스터 입주 기업 공모를 마감한 결과, 참여 업체가 없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전자상거래 클러스터 내 11만1천㎡ 부지에 들어설 물류센터 운영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인천 물류업계는 금융권이 PF대출 규모 제한을 강화하고 있어 업체들이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항만 배후단지 물류창고 건설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공모가 진행된 부지에 물류창고를 지으려면 300억~400억원 상당의 비용이 필요한데, PF 대출 조건 자체가 엄격해진데다 금리도 높아 사업자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인천항 전자상거래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PF 시장 경색에도 전자상거래 클러스터 물류기업 입찰이 수월하게 이뤄졌지만, 이번 사례와 같이 공모가 유찰된 것은 처음이라고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천지역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현재 물동량이나 화물 보관료 등을 고려하면 10% 중반대에 달하는 PF대출 이자를 부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 침체로 많은 업체가 자금 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비용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클러스터 입주 업체 모집에 실패하면서 올해 공급이 예정된 인천항 항만 배후단지 입주 기업 공모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항만공사는 올해 아암물류2단지 2단계(59만㎡)와 인천 신항 배후단지 1-1단계 1구역 콜드체인 클러스터 B타입(11만3천㎡)에 입주할 업체를 모집할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이번 공모에서 입주를 문의한 업체는 많았지만, PF대출이 수월하지 않다 보니 실제 공모에 참여한 회사는 없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배후단지 공급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