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악질적인 소수의 잘못된 언론한테 속지 말아야…”

“주권자로서 작은 행동 모이면 국민위한 나라 될 것”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일 오후 인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2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일 오후 인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2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인천 유세에서는 이 후보의 ‘언론관’을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부평역 북광장 유세에서 “여러분 핸드폰 다 들고 있지 않습니까. 그 핸드폰에 들어가서 뉴스 보지 않습니까. 뉴스 보면 ‘좋아요’ 한 번 눌러주세요. ‘싫어요’도 한 번 눌러주고, 댓글도 시간 되면 한 번 쓰고, 좋은 기사 있으면 친구한테 보내고, 나쁜 이야기가 있으면 사실은 이런 거야 라고” 알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가짜 뉴스에, 아주 악질적인 소수의 아주 잘못된 언론들한테 속지 말도록”하자며 “이 나라 주권자로서 바보 취급되지 않도록 조금씩 알려주는 것, 이런 작은 행동이 모이면 결국 국민만을 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언론관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은 아니었다. 시민 모두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개인의 양심적 행동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였다.

이날 발언은 직접적으로 언론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시민 개개인이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양심적 행동을 해달라는 당부의 성격이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언론에 대한 기본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언론의 순기능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극히 일부 잘못된 언론이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이었다.

이재명 후보의 언론관은 종종 적대적인 태도로 비쳐지곤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6월 법정에 출석 당시 ‘검찰의 애완견’ 발언이다. 당시 당대표였던 이 대후보는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 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발언은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고, 언론단체의 성명도 나왔다.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당사자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제1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공공연하게 언론을 적대시하는 상황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으며, 당 대표와 의원의 발언을 언론인들에 대한 명예훼손과 언론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발로 규정하고 엄중히 사과를 요청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성명 이후 이 후보는 “일부 언론의 문제임을 더 선명하게 표현하지 못해 언론 전체 비판으로 오해하게 됐다면 저의 부족함 탓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하며 일단락됐다.

이날 인천 유세는 이 후보가 언론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후보는 선심성 공약을 나열하기보다, 왜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안방인 인천에서 나온 이 발언은, 이 후보가 민주주의를 위한 언론의 책임을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의미가 있어 보인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