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가 생중계되고 있다. 2025.5.23 /연합뉴스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가 생중계되고 있다. 2025.5.23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 대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대선전이 막바지를 치닫고 있다. 각 정당은 전략과 메시지를 재조정하며 중도층과 부동층 공략,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23~24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47.3%, 김문수 후보는 39.6%로 격차는 7.7%포인트로 나타났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9.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앞서 한국갤럽이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100% 무선 전화 면접을 통해 진행한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45%, 김문수 후보가 36%를 기록해 9%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준석 후보는 10% 지지율로 여전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막판까지 ‘내란세력 척결’ 프레임을 강화하며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충남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과 기득권 간 싸움”이라며 내란세력 심판론을 부각했다. 현장에서는 ‘국민 편’과 ‘기득권 편’으로 나뉜 줄다리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상징성을 부여했다.

이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정치보복은 없지만 내란세력에 대한 처벌은 예외가 아니다”라며 조기 대선의 원인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민주당은 보수층의 결집현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내부 단속과 메시지 통일에 나서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날 충청지역 유세에 나선 가운데 정권 재창출이 아닌 ‘당정 분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중도·개혁 보수층의 표심 잡기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이날 고 육영수 대통령 부인의 생가에서 현안 입장을 통해 “당선 시 대통령의 당무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당헌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윤석열 정부 시절 당-대통령 간 수직적 관계에 대한 반성을 내비쳤다. ‘당정 분리·계파불용’의 3대 원칙을 명문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또한 김 후보 측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신동욱 선대위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가 초반 50%를 넘던 지지율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단일화 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용찬 공보메시지단장도 “김문수 후보는 청렴성과 실력면에서 우월하다”며 “국민들이 위기상황을 돌파할 적임자로 점점 김 후보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세론의 균열과 김문수의 반등 조짐 속에, 남은 9일간의 대선 레이스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양 진영 모두 마지막까지 한 표를 더 모으기 위한 ‘총력 유세’ 체제로 돌입하면서, 전략도 수정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으나, 막판까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다만, 내부 리스크와 전열 정비에 들어가는 등 조직을 독려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역시 집 나간 표심을 복원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고, 실제 ‘김문수의 삶’을 선거 전략으로 삼아 ‘가찌 이재명’ 이미지를 부각해 차별화하면 ‘기적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서울에서 지원에 나선 한동훈 전 대표도 서울 송파 유세에서 “한쪽으로 이재명의 무능함을 폭로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친윤(친윤석열) 구태를 청산할 것이란 다짐을 국민께 보여드리면 우리가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종·하지은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