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 유치’ 발언 두고 대선판 격돌

 

유세서 “인공 서핑장 유치, 인허가·건축 신속하게 마쳐 완공”

국힘 “수분양자 모욕·특혜의혹” 개혁신당 “시민들 분노 불러”

민주, 발언자 이름 언급 “허위사실공표죄로 경찰 고발” 맞서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 /시흥시 제공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 /시흥시 제공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 유치’ 사업을 유치했다는 발언에 대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눈물은 보이지 않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자 민주당은 발언자의 이름을 언급하며 허위사실공표죄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맞섰다.

사단은 이재명 후보가 전날(24일) 시흥시 유세에서 “거북섬에 웨이브파크라고 있다. 제가 (인공 서핑장을 만들려는) 업체들에게 경기도 거북섬으로 오면 우리가 다 나서서 해줄 테니 이리로 오라고 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하는데 2년 정도밖에 안 걸리고 신속하게 해치워 완공됐다”며 “이재명 경기도가, 그리고 민주당의 시흥시가 그렇게 신속하게 큰 기업 하나를 유치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혜지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현재 거북섬은 상가, 호텔, 오피스텔 모두가 무너진 채, 90%에 달하는 공실과 수많은 수분양자가 신용불량자 위기에 처해 있는 사실상 유령섬”이라며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시흥시민과 수분양자들에게 모욕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 이재명 후보는 ‘내가 경기도지사 시절 업체들을 꾀어 2년 만에 인허가를 밀어줬다’고 자랑했다”며 “현실을 외면한 채 내놓은 이 발언은 무책임을 넘어선 정치적 조롱이자, 피해자들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해당 업체는 토지를 분양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고, 특혜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대장동’ 사건을 언급하며, “시민과 투자자들의 눈물과 분노로 얼룩진 참사”라는 비판 논평이 줄을 이었다. 윤상현 의원은 SNS에서 “상권을 키우겠다고 유치한 기업이 상권을 살리지 못했는데 어떻게 그것이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느냐”라며 “행정의 본질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에 “장사 안되고, 상가는 텅텅 비고, 지역 상인들 속터지는 그 거북섬을 ‘내가 만들었다’고 자랑하니, 시흥시민들은 분노했을 것”이라고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시흥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유세장에 오르기 전에 현장의 실상부터 파악했어야 했다”며 “정치는 치적이라며 한번 자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뒤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 문제를 비판한 이준석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 겸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어 “시흥시민의 거북섬 재건 노력에 재를 뿌린 이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며 “낙선을 위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준석 후보를 고발하고 나경원·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한 고발 역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