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피’ 다세대주택 결국 붕괴
市, 출입통제·안전망 설치 큰역할
“소유주 협의·행정적 지원 추진”

부풀어 오른 외벽으로 주민들이 긴급 대피(5월21일 인터넷 보도)했던 수원시 장안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결국 일부 구조물이 붕괴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수원시의 선제조치로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고 외벽에 낙하물 방지용 안전망이 설치된 덕분이었다.
2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7분께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 있는 3층짜리 다세대주택 외벽이 내벽과 분리돼 무너졌다. 외벽 마감재로 쓰인 벽돌이 떨어진 것인데, 건물 구조체인 콘크리트 기둥과 내벽은 붕괴하지 않았다.
해당 주택은 지난 20일 오후 외벽 일부가 부풀어 올랐다는 신고가 접수되며 관리 대상에 올랐다. 벽면이 불룩하게 밀려나온 것을 이상하게 여긴 집주인이 119에 신고했고 수원시와 소방당국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점검에 나섰다.
이후 수원시는 건물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붕괴에 대비해 외벽에 낙하물 방지망을 설치했다.
특히 신고를 접수하자마자 거주민을 대피시킨 조치가 인명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거주 중이던 가구뿐 아니라 인근 주택 주민을 포함, 총 12가구 17명이 유스호스텔이나 지인 집 등으로 분산 대피했다. 신고 접수 당일 외벽 철거도 검토됐지만 작업자 안전을 고려해 철거 대신 안전망을 설치하고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결정됐다.
해당 주택은 1990년 사용 승인을 받은 노후 건물이다. 지난 21일 시와 국토안전관리원이 공동으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했으며 초기 진단 결과 건물 구조 자체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외벽 붕괴는 내벽과 마감재를 잇는 철물의 강도 저하로 지지력이 약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위험 징후를 인지한 직후 출입 통제와 낙하물 방지망을 설치하는 등 선제 조치를 취했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정밀 진단 결과에 따라 필요한 보강은 소유주와 협의해 조속히 진행하고, 소규모 주택 지원사업 등 행정적 지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