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우리에게도 크리스마스는 인종, 계층, 연령, 성, 종교등 모든 것을 초월하는 '해피 데이'가 됐다. 후빌 마을의 꼬마 소녀 신디는 '해피 데이'를 앞두고 사람들 모두가 꺼리는 말썽많은 그린치를 크리마스 축제에 초대한다. 크리스마스에는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게 신디의 생각. 마을에서 쫓겨나 산속에서 혼자살아온 크린치는 신디의 초대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어린 시절 라이벌이었던 시장이 아픈 과거를 들춰내자 그린치는 홧김에 축제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린치'(16일 개봉)는 1957년에 출간된 동화가 원작. 영화 역시 시·공간에 의미를 두지 않은 동화같은 마을로 관객을 안내, 즐거움을 선사한다. 녹색괴물 그린치로 분장한 짐 캐리는 특유의 익살스런 동작, 표정으로 웃음을 분만한다. 선물을 훔쳐 달아났던 그린치가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는 결말부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충실하다. '그린치'는 어른들이 눈높이를 신디의 그것에 맞추는게 가능하다면 그냥 유쾌하고 경쾌하게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 '파 앤 어웨이' '아폴로 13'의 론 하워드가 연출했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