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위례성으로 지목되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해자의 흔적임이 분명
한 두터운 뻘층이 성벽 바깥을 따라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풍납토성 성벽 바깥 일대 재건축 예정지 4군데에 대해
건국대 사학과 최무장 교수가 실시한 약시굴(간략한 시범발굴) 결과보고서
인 「풍납토성주위 재건축 부지 약시굴 보고서」를 통해 8일 밝혀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풍납토성 동쪽 성벽 바로 바깥 지점에 자리한 강동빌라
ㆍ우신재경빌라ㆍ동산대진연립 및 한강과 인접한 서쪽 성벽 바깥 삼표산업
공장 재건축예정지 등 4군데에서 모두 두터운 검은 색 뻘층이 확인됐다.
뻘층이 확인된 지하층위는 곳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지하 2-
4m 지점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며 그 두께는 2-3m에 달하고 있다.
지표면과 뻘층 사이는 쓰레기나 콘크리트 등이 섞인 근.현대 매립층임이 밝
혀졌다.
서쪽 성벽이 한강을 낀 완연한 평지 토성인 풍납토성 성벽 바깥 주위를 따
라 성을 방어하는 또다른 시설이자 연못 겸 도랑인 해자가 있었을 것이라
는 추정은 그동안 강력히 제기돼 왔으나 그 흔적이 이처럼 명확하게 드러나
기는 처음이다.
이 두터운 뻘층의 존재에 대해 보고서는 “풍납토성이 축조되기 이전에 한
강 범람 등으로 인해 퇴적된 자연층위”(13쪽)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백제
시대 해자와 관계되는 증거물은 아무 것도 없다”(21쪽)고 말하고 있다.
보고서는 나아가 “풍납토성 외부 주위의 개흙층(뻘층)은 모두 한강과 직
접 관계가 있으며, 소위 풍납토성은 주거형태(도성 또는 기타 주거지)를 위
한 것보다 한강물의 범람 방지를 위한 제방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보아
야 할 것이다. 따라서 토성 외부의 개흙층 내에는 문화재가 전무하다는 것
도 깊이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난 97년부터 풍납토성 일대를 발굴하고 있는 국립문화
재연구소는 “너무나 성급한 판단”이라면서 “보고서에서 ’개흙층’이라
고 말하고 있는 뻘층은 해자의 흔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 성벽 외부지역 조사 성과에 대한 발굴단의 이러한 평가는
개흙층이 해자 흔적으로 확인될 경우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전문가는 “문화재보호법 규정에도 없는 ’약시굴’
이라는 편법조사 말고, 공신력이 높은 국가기관에 의한 본격 발굴이 있어
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연합>
풍납토성 해자 흔적 두터운 뻘층 확인
입력 200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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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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