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궁=이 유적은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734의1에 위치해 있다. 고려궁지(터)는 2천279평 규모. 정부는 이 곳을 지난 1964년 사적 제133호로 지정했다. 이 곳은 몽고의 침략에 쫓긴 고려가 결사 항전하던 39년간의 궁궐터다. 1232년 6월 고려 고종은 결사항전 항몽을 위해 한뜻으로 뭉친 무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화도에 천도했다. 1243년 궁궐과 관아 건물이 완성되고 1270년 다시 개성으로 도읍을 옮긴이후 궁궐과 성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37년 병자호란 때 강화성이 청군에게 함락됐으며 그 후 고려궁터에 '장령전', '행궁', '만령전', '봉선전', '외규장각', '척천정', '세심제'와 같은 조선 궁전건물과 유수부(지금의 시청) 건물이 들어섰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조선 건물들은 프랑스군에 의해 모두 불타 없어지고 유수부의 동헌과 이방청 건물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지난 2002년 이 곳에 외규장각이 복원돼 사학계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고려궁터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가치를 파악할 조사·발굴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외규장각지 확인 발굴을 네 번이나 실시하기도 했었다. 현재 이 궁지에는 강화초교, 천주교, 군립도서관, 민가 등이 밀집해 몰역사적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복원 방향=시와 정부는 1977년 이 곳을 일부 보수해 민족의 자주정신과 국난극복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는 국민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화산성과 연계해 옛 궁궐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복원사업이 시급하다고 요구해 왔다. 고려궁지는 조선 행궁지가 함께 자리잡아 문화유적이 중첩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문헌조사와 학술조사(발굴)를 우선 실시해 고려궁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내기로 했다. 시는 또 민속자료를 연구해 고려궁지 안에 모형전시관을 설치해 역사적 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이들 고려궁 내 전각이나 전시물은 학술조사 결과가 나온 뒤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모두 3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토지매입과 학술조사에 50억원, 고려궁터 복원에 240억원, 주변 정비에 10억원 등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고려궁 복원과 함께 강화산성도 정비하기로 했다. 이 궁궐은 도읍을 강화로 옮기면서 성을 쌓았고 내성, 중성, 외성으로 이뤄져 개성성곽과 비슷하다는 점이 높은 역사적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강화산성은 이 중 내성에 해당한다.
◇과제=고려궁지 복원이 본격화될 경우 이미 자리잡고 있는 조선 행궁지의 전각 동헌과 이방청, 외규장각 등의 처리문제가 관건이다. 또 문화재청과 학계간 의견 차이 등으로 고려궁지 복원을 위한 학술조사(발굴)가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 이 곳에는 민가와 상가 등이 난립해 있어 토지 매입이 쉽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이런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문화재청 등 관련 부처와 사전협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고려궁지를 '고려도읍'으로 복원해 학술적 활용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복원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학계의 지적이다. 또 공청회 등을 통해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토지 매입이 진척되지 않으면 토지 수용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문화재 보호구역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화 고려궁지 어떻게 복원되나
입력 200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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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3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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