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참깨」라는 주문(呪文)은 오늘날에도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쇠의 의미로 곧잘 쓰인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알리 바바와 40인의 도적」에는, 이 주문을 알아내 도둑들이 감춰놓은 보고를 열고 일약 거부가 되는 장면이 있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설화들은 10세기경에 형성되기 시작했고, 사라센 제국의 번성기인 16세기경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들 설화에는 합리적인 사고로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 불가사의한 상상력이 담겨 있다.

우리의 민담에서도 불가사의한 일들이 벌어진다. 「가난뱅이 어머니와 아들」에서는, 집에서 쫓겨난 게으른 아들이 길가에서 잠을 자다가 꿈을 꾼다.

꿈에 나타난 스님이 수탉 한 마리를 주면서『한 푼 나와라』하면, 어김없이 돈이 나온다고 일러준다. 잠에서 깨어 보니 정말 수탉이 있어서, 게으름뱅이는 그걸 가지고 집에 돌아왔다. 모자는『한 푼, 열 푼, 백 푼…』하다가 목이 메인 닭이 죽는 다는 이야기다.

「감응사」역시 꿈에서 스님이 등장한다. 신라 때 어느 왕이 아들을 얻었으나, 태어난지 3개월이 넘도록 왕자가 눈을 뜨지 않았다.

왕비의 꿈속에 나타난 스님이 독수리를 따라가라고 일러주었으며, 잠이 깬 왕비는 창밖에서 날갯짓을 하는 독수리를 따라갔다.

독수리가 앉은 곳에 샘물이 있었다. 왕비는 그 물을 떠다가 왕자의 눈을 씻겨 주었는데, 왕자는 신기하게도 눈을 떴다는 이야기다.

설화나 민담엔 그 민족의 맥박과 호흡이 배어 있다. 또한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적인 진리가 담겨 있고, 교훈적이면서도 익살맞은 정취가 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걸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 관심이 쏠려 있다. 파업 유도 의혹 사건의「국조(國調)」 「특검(特檢)」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팽팽한 대치를 벌이고 있는 것은 짜증스럽다.

작금에 불거진 어지러운 문제들이「열려라 참깨」라는 한 마디로 시원스럽게 풀렸으면 좋을 성싶다. /Shins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