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More Killing(더 이상의 살인은 안돼!)' 지난 3일자 일간지의 금연 포스터가 섬뜩하다. 홍콩의 광고 디자이너 위펑쭈(余奉祖) 등이 디자인한 문제의 금연 포스터는 세워 놓은 두 개비의 담배가 나란히 타고 있는 것으로 단순한 '담배→죽음' 메시지가 아니다. 9·11 뉴욕 테러로 불붙어 타고 있는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본뜸으로써 '담배=죽음' 이미지에 강한 악센트를 때린 것이다. 지난 7월엔 세계 최대 담배회사인 미국의 필립 모리스가 '흡연가들이 일찍 사망하는 것은 국가 경제에 이익이 된다'는 엉뚱같은 보고서를 체코 정부에 전달해 논란을 불렀다. 즉 '흡연가들이 일찍 죽는 덕분에 체코 정부는 97년 한햇동안만도 의료보험이나 양로시설 비용 1억4천700만달러를 절약했다'는 내용이었다. 결론은 “우리(담배회사)도 좋은 일을 많이 한다. 흡연 규제를 완화하라”는 것이다.
담배가 '죽음의 도로' 주행에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준다고 해도 좀체로 끊을 줄들을 모른다. 끊기는커녕 오히려 '죽음'이라는 이름의 네덜란드 담배는 더욱 잘 팔린다. 시리아의 그 유명한 '해골 포스터'도 오불관언이고 돈을 준다고 해도 받지 못한다. 미국 켄터키주가 9월10∼10월9일 한 달간의 '2001 금연대회'에서 금연에 성공한 6명에게 2천500달러씩을 주겠다고 한 것은 지난 8월이었다. 보너스에 '단연(斷煙) 수당'을 얹어주겠다는 회사도 늘어간다. 그래도 안되는 건 중독 때문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담배의 니코틴을 '습관성 약물'로 규정한 것은 94년 8월이었고 '중독성 마약'으로 발표한 것은 95년 8월이었다. 마약…마약이라고 했다.
92년 프랑스의 공공장소 금연 단행이나 93년 미국 백악관 전지역의 금연 선포 등이 문제가 아니다. 쿠웨이트에서는 길거리나 개인 차량 안에서 조차 흡연을 금하는 금연법이 95년 10월 발효됐다. 금연구역을 옥외로까지 넓혀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내년 후반기부터 우리 정부청사 등 공공건물과 의료기관 등을 완전 금연 건물로 지정한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다. <吳東煥(논설위원)>吳東煥(논설위원)>
금연 구역
입력 2001-11-21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1-11-21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